은행 부지점장의 '음주 뺑소니'에 숨진 환경미화원

[중앙포토]

야간 근무 중이던 환경미화원을 치고 달아나 숨지게 한 50대 은행 부지점장이 구속됐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시중은행 모 지점 부지점장 박모(52)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도주치사) 혐의로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29일 밝혔다.

박씨는 지난 19일 오후 10시쯤 관악구 낙성대 공원 인근에서 환경미화원 한모(54)씨를 치고 달아나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한씨는 갓길에 쓰레기 수거차를 정차하고 운전석에서 차량 뒤편으로 이동 중 변을 당했다.

도로 위에 쓰러져 있는 한씨를 목격한 오토바이 운전자가 이를 신고했고, 한씨는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틀 만에 숨졌다.

CCTV 등을 통해 박씨의 동선을 추적한 경찰은 사고 3시간 뒤인 20일 오전 1시께 자신의 집에서 자고 있던 박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 조사 결과 박씨는 사고 직전 자신이 부지점장으로 있는 시중은행 모 지점 소속 동료들과 회식을 하고 술을 마신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운전 중 잠깐 졸아 차와 부딪친 줄 알았을 뿐, 사람을 친 줄은 몰랐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박씨가 사고 충격으로 꺾어진 조수석 보조 거울을 고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을 확인하고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박씨를 구속해 26일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넘겼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