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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더러가 '테니스 황제' 되기 위해 포기한 것

중앙일보

입력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8·스위스·세계 5위)가 101승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페더러가 마이애미오픈 8강에 오르고 기뻐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페더러가 마이애미오픈 8강에 오르고 기뻐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페더러는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리고 있는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마이애미오픈에서 8강에 진출해있다. 29일 오전 8시(한국시간) 케빈 앤더슨(33·남아프리카공화국·7위)과 4강 진출 티켓을 놓고 다툰다. 이번 대회에서 유독 20대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19세의 펠릭스 오제 알리아심(캐나다·57위)이 4강에 진출했고, 29일에 열리는 8강 경기에는 데니스 샤포발로프(20·캐나다·23위)와 프랜시스 티아포(21·미국·34위)가 대결한다. 사실상 4강 주인공의 2명은 20대 선수다.

그런 와중에 38세 페더러의 활약은 눈에 띈다. 이달 초 두바이 듀티프리 챔피언십에서 투어 통산 100승 고지를 밟으며 상승세를 탔다. 지난 2001년 밀란오픈에서 자신의 첫 투어 타이틀을 획득한 페더러는 어느새 투어 단식에서만 총 100차례 우승했다. 그중 메이저 대회 단식 우승은 20회나 된다. 30대 후반에도 여전히 건재하다. 지난해에는 호주오픈을 비롯해 투어 대회 4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페더러는 내심 2020년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올림픽 출전도 고려하고 있다. 즉, 앞으로 2년간 은퇴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20대 시절보다 체력적인 부담이 크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페더러는 부상 위험이 큰 클레이 코트 대회는 건너 뛰고, 성적이 좋았던 잔디 코트 대회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등 '선택과 집중'으로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한손 백핸드샷을 날리고 있는 로저 페더러. [AP=연합뉴스]

한손 백핸드샷을 날리고 있는 로저 페더러. [AP=연합뉴스]

올해는 5세트 경기보다는 3세트 경기에 치중하고 있다. 체력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다. 페더러는 마이애미오픈 대회 중 인터뷰에서 "경기가 5세트가 아니라 3세트에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매우 빠르게 돌아간다. 메이저 대회에서의 한 포인트보다 더 중요하기 때문에 멘털을 더욱 신경써야 한다. 어떤 부분에서는 더욱 부담감을 갖고 경기에 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기 시간이 길지 않아서 긴 랠리가 끝난 후에도 상대가 체력적으로 지치지 않는다. 메이저 대회 경기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하고 최상의 플레이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페더러는 불혹을 앞둔 나이에도 여전히 톱 랭커를 유지하고 있다. 이렇게 오랜 시간 상위 랭킹에 자리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페더러는 '학교와 교우관계 포기'라고 꼽았다. 그는 "16세에 학교를 그만뒀다. 만약 테니스선수가 되지 않았다면 학교를 계속 다녔을 것"이라면서 "16세부터 20세까지 맺을 수 있던 교우관계도 포기해야만 했다. 지금 내 친구들은 그 이후에 여러 곳에서 맺어진 인연들이다. 하지만 이러한 희생은 그만한 가치가 있었고 만약 다시 돌아간다 해도 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이애미=진슬기 통신원, 정리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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