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김학의 CD’에 황교안 청문회 됐다…되치기 한판 느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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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연합뉴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연합뉴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27일 박영선 중기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당시 법무장관이었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에게 김학의 전 차관의 별장 성접대‧성폭력 정황이 담긴 CD를 보여주며 차관직 임명을 만류했다는 주장에 대해 “계속해서 문제가 더 커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하 최고위원은 27일 오후 CBS라디오 ‘시사카지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김학의 CD 발언 이후) 박영선 청문회가 황교안 청문회로 바뀌겠더라”며 “(박 후보자가) 김학의 사건을 굉장히 구체적으로 알고 있어서 완전히 되치기 한판 느낌”이라고 평했다.

이어 “(법사위원장 시절 박 후보자가 황 장관에 김학의) 임명 전에 CD를 제기하면서 큰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고 주장한다)”며 “반면, 황교안 당시 장관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어쨌든 계속해서 문제가 커질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당이 김 전 차관의 의혹 수사에 ‘야당 대표 죽이기’, ‘표적 수사’ 등을 거론하고 있는 데 대해 “김학의 수사를 계속하면 야당 대표가 죽나 보다 생각하는 것 같다”며 “떳떳하면 반대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하 최고위원은 “박 후보자의 제시로 황 대표의 연관성이 높아졌다”며 “(한국당 입장에서는) 더더욱 그걸 (특검을) 반대하면 꿀리는 게 있는 모양이라는 의심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박 후보자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기벤처기업위 인사청문회에서 ‘김 전 차관 사건 당시, 법사위원장이었는데, 역할을 제대로 못한 것 아니냐’는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의 질문에 “(2013년 3월) 황 장관을 법사위원장실로 따로 불러 제보받은 (김 전 차관) CD를 꺼내 보이며 ‘(내용이) 매우 심각하다’며 차관 임명을 만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자는 “당시 법사위원장으로서 다른 사람보다는 상황이 어떻게 됐는지 소상히 알고 있다”며 “오늘은 산업위 청문회이므로 다음번에 소상히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주장에 황 대표는 “택도 없는(어림없다) 소리”라며 “그런 CD는 본 적이 없다. CD를 왜 법사위원장실에서 보느냐”고 반박했다.

황 대표는 당시 법사위원장인 박 후보자와 만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법사위가 열리면 위원장실에는 들렀다”면서도 “하지만 (김 전 차관 관련 얘기를 나눴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가 우려를 표명했었다는 지적에 대해선 “언제 그런 상황이 있었는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최종적으로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검증 결과는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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