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박영선 "황교안에 김학의 CD 말해"vs 황교안 "택도 없다"…청문회 파행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성폭행 의혹을 받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동영상 CD를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에게 보여줬다는 취지로 발언을 해 자유한국당이 강하게 반발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박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2013년 초) 김학의 차관이 임명되기 며칠 전에 황교안 법무부 장관께서 국회에 오신 날 따로 뵙자고 해서 황교안 법무부 장관 앞에서 제가 제보받은 동영상 CD를 꺼내서 ‘이것을 제가 동영상을 봤는데 몹시 심각하기 때문에 이분이 차관으로 임명되면 문제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제가 야당 법사위원장이지만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서 이것을 간곡하게 건의드리는 겁니다’라고 법사위원장실에서 제가 따로 말씀 드린 바 있다”고 말했다.

이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택도 없는 소리다. 그런 CD를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도 “황 대표가 CD를 본적도 없고 박영선 의원과 그런 이야기를 나눈 적도 없다고 분명히 말씀하셨다. 박 후보자의 말은 따로 대응할 가치도 없는 일방적 주장”이라고 말했다.

발언의 진위가 논란이 되자 박 후보자는 “내가 CD를 보여줬다고 했나? 보여준 적은 없다. 말만 했다”고 말했다.

이날 인사청문회의 또다른 쟁점은 자료 제출에 대한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의원은 “박 후보자는 청문위원 시절 ‘저승사자’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후보자 본인과 배우자, 자녀들의 신상을 아주 탈탈 털었다. 그런데 지금 자료 제출 태도를 보면 완전히 ‘배 째라’식”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박 후보자가 과거 청문회에서 자료를 부실하게 제출한 후보자를 몰아붙이는 영상을 청문회장에서 재생했다.

인사청문회장에서 자신의 과거 청문위원 때의 동영상을 보는 박영선 후보자. [연합뉴스]

인사청문회장에서 자신의 과거 청문위원 때의 동영상을 보는 박영선 후보자. [연합뉴스]

정 의원이 “배우자와 아들의 금융거래 내용, 통장 입출금 명세, 해외송금 명세를 왜 안 내느냐”고 묻자, 박 후보자는 “직접 금융기관에 갔는데 (해외에 있는) 본인들이 직접 와서 사인하기 전까진 못 준다고 했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한국당 곽대훈 의원은 “본인이 해외에 있는 경우 영사관이 인정한 위임장을 청구해 금융거래 내용 자료를 요청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박 후보자는 본인의 금융거래 내용도 제출하지 않은 것에 대해 “나도 청문회를 해봤지만, 입출금 명세서까지 원하는 사례를 못 봤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국당 성일종 의원은 “후보자는 천성관 전 검찰총장 후보자 청문회 때 금융거래 내용을 요구한 적이 있다”고 반박했다.

박 후보자 아들의 고액 외국인 학교 입학에 대한 검증 과정에서도 자료 제출이 문제가 됐다. 한국당 박맹우 의원이 “외국인 학교 학비 자료는 왜 제출하지 않느냐”고 묻자 박 후보자는 “내가 안 주고 싶어서 그러는 게 아니라 학교에서 ‘홈페이지를 봐라’ 이렇게 얘기한다”고 답했다.

또 야당 의원들은 평창 겨울 올림픽 당시 박 후보자가 입었던 롱 패딩의 소유자가 누구인지를 밝히라고 추궁했다. 하지만 박 후보자는 “프라이버시 문제 때문에 밝힐 수 없다”고 버텼다.

일부 한국당 의원이 박 후보자의 치료 기록을 요청하면서 젠더 이슈도 불거졌다. 더불어민주당 이훈 의원은 “후보자가 유방암 수술을 받은 병원이 어디인지가 왜 궁금한가.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을 살릴 역량을 제대로 갖췄는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박 후보자는 자료 제출을 요구한 한국당 윤한홍 의원에게 “내가 윤 의원에게 ‘전립샘암 수술을 했느냐’고 물으면 어떻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결국 한국당은 청문회를 보이콧했다. 민주당은 속개를 주장했지만, 홍일표 위원장은 “현실적으로 진행 어렵다”며 산회를 선포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