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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경영권 내려놓고 최대 800억 막대한 퇴직금 포기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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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안이 부결된 27일 오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주총장 앞에서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이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연합뉴스]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안이 부결된 27일 오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주총장 앞에서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이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연합뉴스]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이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한 조양호(70) 한진그룹 회장에 대해 "경영실패에 대한 책임으로 경영권을 내려놓아야 한다"며 "최대 800억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막대한 퇴직금도 포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27일 오전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빌딩에서 열린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이 찬성 64.1%, 반대 35.9%로 부결됐다. 주주들이 재벌총수를 이사회에서 퇴출시킨 첫 사례다.

이날 주총에 참석한 채 의원은 "땅콩회항 사례 등에서 보듯 조 회장 일가의 황제경영으로 한진과 대한항공이 어려움에 직면했고 평판 역시 추락했다"며 "기관투자자, 외국인, 소액주주들이 모두 힘을 합쳐 이뤄낸 쾌거로 대한항공 주주총회는 우리 기업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채 의원은 "조 회장의 이사 선임 부결은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들이 지난해 도입한 수탁자책임원칙(스튜어드십코드)을 행사한 효과로 향후에도 주주권 행사를 통해 재벌총수들의 전횡적인 경영을 막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조 회장이 미등기회장직으로 경영활동을 계속하겠다고 밝힘으로써 오너리스크를 해소했다는 주주들의 기쁨에 찬물을 확 끼얹었다"며 "과연 양심과 도덕이라는 것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채 의원은 대한항공을 비롯 한진그룹이 어려움을 겪은 이유로 총수일가의 전횡과 황제경영, 한진해운 지원 등을 꼽으면서 "이제라도 정신 차리고 경영에서 손을 떼라는 주주의 결정에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 회장은 대한항공 경영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약 700억~800억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퇴직금을 모두 포기해야 한다"며 "만약 조 회장이 미등기 임원으로 경영에 참여한다면 이 또한 국민들과 주주들로부터 비판은 물론 다음에는 경영권 박탈이라는 책임을 묻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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