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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극비리 미국 건너간 김현종···'볼턴 오른팔' 쿠퍼먼 만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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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25일 미국을 극비리에 방문해 찰스 쿠퍼먼 백악관 NSC 부보좌관(오른쪽)과 만났다.[중앙포토]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25일 미국을 극비리에 방문해 찰스 쿠퍼먼 백악관 NSC 부보좌관(오른쪽)과 만났다.[중앙포토]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극비리에 미국을 방문해 백악관 고위 당국자와 회동했다. 상대는 백악관 내에서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의 오른팔로 불리는 찰스 쿠퍼먼(69) 국가안보 부보좌관이다.

"한미동맹 대북정책 통합적 접근 조율" #워싱턴 한국대사관도 모르게 방문 #쿠퍼먼, 레이건 시절부터 볼턴 오른팔

백악관 사정에 밝은 소식통은 26일(현지시간) “김현종 2차장이 25일 비공개로 미국을 방문해 쿠퍼먼 부보좌관과 만났다”며 “두 사람은 하노이 북ㆍ미 2차 정상회담 이후 한ㆍ미 대북정책의 통일된 접근에 관해 조율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하노이 이후 한·미가 북한에 대해 다른 접근을 한다는 우려가 워싱턴에 팽배한 가운데 미국 사정에 정통한 김 차장이 긴급 소방수로 투입됐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현종 2차장의 방미는 워싱턴 주재 한국대사관에도 비밀에 부쳤을 정도로 극비리에 이뤄졌다. 그만큼 한·미 간 조율할 사안이 급박하게 있었다는 뜻이라는 방증이다. 소식통은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불거진 대북제재 유지와 남북협력 사업 추진을 둘러싸고 한·미 간 이견을 봉합하는 건 물론이고, 북ㆍ미 협상 재개 방안에 대해서도 양국이 긴급하게 조율할 사안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일단 부인하고 있지만,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조기에 성사하는 임무를 띠고 왔을 가능성도 크다.

김 차장으로선 하노이 회담 당일인 2월 28일 통상교섭본부장에서 국가안보실 2차장으로 자리를 옮겨 비핵화 협상을 담당한 뒤 착수한 미국과의 첫 조율 임무다. 공교롭게도 쿠퍼먼 부보좌관도 전임자인 미라 리카델 전 부보좌관이 지난 1월 퍼스트 레이디 멜라니아와의 갈등으로 갑자기 물러나고 자리를 맡은 뒤 한국과는 첫 조율이다.
 쿠퍼먼 부보좌관은 볼턴 보좌관이 인정한 최측근이다. 그가 합류할 때 별도 성명을 내고 “쿠퍼먼은 트럼프 대통령의 보좌관 임기를 포함해 지난 30년간 내 자문역 할을 해왔다”고 밝혔을 정도다. 볼턴과 마찬가지로 레이건 행정부 출신이다. 레이건 대선 캠프의 외교 정책 보좌관을 거쳐 백악관 비서실, 항공우주청(NASA), 군비통제ㆍ군축자문회에서 일했다. 이후 극우 싱크탱크 안보정책연구소 국장을 거쳐 보잉사 미사일 방어사업 임원, 록히드마틴 우주사업 담당 임원을 지낸 뒤 백악관에 합류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제재 철회 트윗 이후 미 행정부 내 혼선을 빚은 대북제재 압박 정책과 관련한 조율도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 통신은 26일 “재무부가 새로 검토 중인 대규모 추가 제재는 없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하루 전 재무부의 랴오닝 단싱 등 중국 해운사 두 곳에 대한 제재를 언급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랴오닝 단싱은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 6ㆍ12 싱가포르 회담에서 탔던 ‘번호판 없는’ 벤츠 리무진 개조 차량을 운송한 회사였다.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과 정상회담에서 사용된 김 위원장의 전용 차량과 관련해 추가 제재를 이뤄진 것을 뒤늦게 알고 철회 트윗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ㆍ서울=정효식 특파원, 위문희 기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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