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ㆍ한진칼 주주총회를 이틀 앞두고 25일 열린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가 찬ㆍ반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26일 다시 회의를 열기로 했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25일 2019년도 제7차 회의를 개최하고 대한항공, SK(주) 정기 주주총회 안건의 의결권행사 방향에 대해 심의했지만 위원간 이견이 있어, 이날 회의에서 결론을 내지 않고, 26일 위원회를 속개해 재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서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이사) 재선임 안건을 두고 치열한 찬ㆍ반 논쟁이 벌어졌다. 이날 회의에서 국민연금이 의결권행사에서 기권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찬반 어느쪽으로도 결론나지 못했다. 위원회 관계자는 “9명 위원 중 5명이 찬성해야 의결되는데 찬ㆍ반 어느쪽도 과반수 의견을 얻지 못했다”라고 전했다.
대한항공은 27일 조 회장의 연임 등을 안건으로 하는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대한항공의 정관상 조 회장이 연임하려면 주총 참석주주의 3분의2 이상,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1 이상의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 대한항공의 최대주주는 조 회장이 최대주주인 한진칼(29.96%), 2대 주주가 국민연금(11.56%)이다. 우리사주조합(2.14%), 사주 관련 지분(3.8%) 등을 헤아리면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1 이상의 표는 어렵지 않게 확보된다.
하지만 주총 참석주주의 3분의2 이상의 표를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절반 이상의 지분을 소액주주(56.34%)몫인데다 참여연대 등이 소액주주를 상대로 의결권 대리행사 운동을 펴고 있다. 또 국민연금이 주총 전 사전공시하는 의결권 행사 방향에 따라 소액주주 표심이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26일 수탁자위원회 회의에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
한편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은 조 회장의 이사 재선임 안건에 ‘반대’ 의견을 내야한다고 권고했다. KCGS는 “사익편취를 위해 대한항공 등 계열사의 기업가치를 훼손했다는 기소내용을 고려하면 조양호 후보가 회사의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의 이익을 최우선 목표로 사내이사로서 충실의무를 다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반대 사유를 밝혔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