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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정의당 후보 사퇴서 써놓고…오늘까지 단일화 여론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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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국회의원 보궐선거(4월 3일) 후보를 단일화하기로 한 경남 창원성산에서는 범여권의 ‘조용한 전쟁’이 치러지고 있다. 24일 시작된 이틀간의 단일화 여론조사부터 치열한 수 싸움이 벌어졌다.

창원 성산 양당 치열한 수 싸움 #역선택 막으려 조사 시간 비공개

①일·월요일 여론조사=단일화 규칙 협상은 지난 21일 끝났지만, 여론조사 기간이 24~25일로 정해진 것은 민주당과 정의당의 이해득실을 노린 줄다리기 때문이다. 당초 정의당은 23, 24일(토·일) 여론조사를 주장했다. 주 지지층인 노동자가 쉬는 날이 정의당 후보에게 유리하다는 셈법이었다. 반면 민주당은 여론조사 이틀 중 하루는 평일이어야 공정하다고 주장했다. 결국 정의당이 양보해서 일·월요일 조사로 날짜가 정해졌다.

그러다 보니 투표용지 인쇄(오는 26일) 바로 전날 단일화 절차가 마무리된다. 민주당 권민호 후보와 정의당 여영국 후보는 여론조사 시작도 전에 사퇴서를 제출하는 기이한 상황이 벌어졌다. ‘사즉생(死卽生)’의 각오이면서 동시에 실무적인 이유가 있었다. 정의당 관계자는 “25일 단일화 결과 확정 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업무가 끝나는 오후 6시 전에는 2등 후보자의 사퇴서가 제출돼야 투표용지에서 후보자 이름이 빠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②조사 시간 비공개=보통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는 오전 10시~오후 10시에 실시된다. 하지만 이번엔 시간이 공개되지 않는다. 양당 관계자 모두 “‘25일 오후 4시 이후 결과를 공개한다’는 것만 말할 수 있다”고 했다. 한 관계자는 “일반적인 여론조사 시간과는 좀 다르다”고 귀띔했다.

왜일까.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역선택 문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론조사 시간이 공개될 경우 자유한국당 강기윤 후보 지지자들이 강 후보가 이기기 쉬운 후보를 선택(역선택)하기 위해 여론조사 전화를 기다릴 수 있다는 것이다.

③끝나지 않은 단일화?=정의당은 보궐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된 지난해 12월부터 민중당과 단일화를 논의했다. 하지만 의견이 엇갈렸다. 민중당은 창원 지역 민주노총 조합원 투표를 통해 단일 후보를 결정하자는 입장이었고, 정의당은 민주노총 선거가 아니기 때문에 시민 여론 50%, 조합원 여론 50%씩 반영하자고 했다. 결국 두 정당은 합의점을 못 찾았다.

지난 4일 민주당 권 후보가 민중당 손석형 후보까지 포함한 ‘3당 원샷 단일화’를 제안했으나 민중당은 “민주당과 단일화하진 않겠다”며 반대 의사를 보였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민중당과 단일화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는 입장이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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