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5·6살 딸 데리고 황급히 대피”…영종 파라다이스 화재 현장

중앙일보

입력

24일 오후 6시 30분 인천시 영종 파라다이스시티 호텔. 이날 오후 3시 16분쯤 호텔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과 경찰 관계자가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김민욱 기자

24일 오후 6시 30분 인천시 영종 파라다이스시티 호텔. 이날 오후 3시 16분쯤 호텔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과 경찰 관계자가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김민욱 기자

24일 오후 6시 30분 인천시 중구 운서동 영종 파라다이스시티 호텔. 같은 날 오후 3시 16분쯤 화재가 발생한 이곳 출입구 주변에 세워진 소방차량 사이로 소방관들이 분주하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인천 영종 파라다이스시티 호텔 #로비에 아직도 매캐한 냄새 #3층 여성 사우나에서 발생 #투숙객 282명 밖으로 대피 #화재 당시 사우나 이용객 없어 #소방당국 정확한 원인 조사중

건물 외벽 창문 5개가 깨진 것이 한눈에 보여 화재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알 수 있었다.

호텔 로비에는 매캐한 냄새가 진동했다. 래시가드 차림의 젊은 여성도 눈에 띄었다. 휴일이라 가족 단위 투숙객이 많이 보였다.

5·6살 두 딸을 데리고 투숙하려던 김모(45)씨는 “로비에서 화재 경고방송을 듣고 황급하게 대피했다”며 “어린아이들이 함께 있는데 불이 나 너무나 놀랐다”고 말했다.

밖으로 대피한 투숙객들은 호텔 측이 제공한 담요를 두르고 다시 객실로 돌아가고 있었다.

불이 난 곳은 호텔 3층 여성 사우나의 건식 사우나실이다. 사우나는 영업 중이었지만 화재 당시 이용객이 없어 인명 피해는 나지 않았다. 영종 파라다이스시티 호텔 관계자는 “주말에 가족 단위 고객이 많다 보니 수영장에 인파가 몰려 사우나에는 이용객이 없었다”고 말했다.

불이 난 호텔 3층 여성 사우나의 건식 사우나실. [사진 인천소방본부 제공]

불이 난 호텔 3층 여성 사우나의 건식 사우나실. [사진 인천소방본부 제공]

화재를 발견한 사우나 직원과 건물에서 연기가 나는 것을 본 지나가던 차량 운전자가 119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소방은 현장에 출동해 화재를 진압하며 투숙객 282명을 밖으로 대피시켰다.

소방은 오후 3시37분 관할 소방서의 인력과 장비를 모두 동원하는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 인력은 소방차량 38대와 소방관 230여 명이다. 화재는 오후 3시52분 완전히 진화됐으며 오후 4시24분 소방은 대응 1단계를 해제했다.

호텔 측은 밖으로 대피한 투숙객들에게 수건·슬리퍼·물을 제공하고 화재 현장과 떨어진 그랜드볼륨 컨벤션 건물로 이동하게 했다. 이곳에 머무르던 투숙객들은 오후 6시 정도부터 객실로 다시 이동했다.

24일 오후 3시 16분쯤 인천시 영종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화재가 발생해 투숙객들이 밖으로 대피했다. [사진 인천소방본부 제공]

24일 오후 3시 16분쯤 인천시 영종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화재가 발생해 투숙객들이 밖으로 대피했다. [사진 인천소방본부 제공]

호텔 관계자는 “객실장이 전 객실을 돌며 사과하고 25일 방문 예정인 고객들에게 안전을 위해 추후 방문을 유도할 계획”이라며 "24일 투숙한 모든 고객에게 사고 당일 석식과 이튿날 조식, 6월 전까지 투숙할 수 있는 무료 투숙객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사고로 25일 예약을 미룬 고객에게는 무료 업그레이드와 조식이 제공된다

또 호텔 측은 “화재 직후 대피 방송을 했으며 사우나 내 스프링클러 등 화재 시설도 정상 작동했다”고 말했다. 소방 관계자는 “소방시설 정상 작동 여부와 정확한 화재 원인 등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인천=최은경·김민욱 기자 choi.eunkyung@joins.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