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요금 너무 싸면 수상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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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해외여행 자유화조치이후 처음 맞는 올 여름휴가·방학철에는 폭발적인 가족·단체의 해외여행러시가 예상되고있다.
여름휴가기간중 해외를 다녀오려는 사람들은 여권·비행기티킷등 스케줄을 준비할 때다.
해외여행 자유화조치이후 올해 업무를 포함, 해외나들이를 이미 했거나 예정중인 인원은 줄잡아 1백50여만명.
작년 70만명의 두배를 웃도는 엄청난 숫자다. 특히 업계는 올여름 휴가에 해외여행을 즐기려는 인원을 약7만명으로 잡고, 이에따른 바캉스 상품개발에 열을 올리고있다.
그러나 이국의 정취속에 추억과 낭만을 담아야할 해외여행이 바가지관광으로 망치기 일쑤여서 출발하기전 면밀한 주의가 요망되고 있다.
지금까지 동남아관광을 다녀왔던 여행객의 40%가 예정에 없는 비용을 추가부담하는등 「기분나쁜 여행」을 경험했다는 한 조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해말 우후죽순으로 늘어난 전국 여행사수는 3백여개에 이르렀는데 올해에는 6월 현재 4백50여개로 과당난립 현상을 보이고있다.
이같은 여행사의 과당난립이 덤핑·저질관광의 「함정」을 파놓는 요인이 되고 있다.
덤핑관광을 내놓는 여행사는 적자분을 메우기 위해 현지여행사와 결탁, 저질숙박을 유도한다든가, 옵션관광·자유시간의 조건을 내거는등 교묘한 바가지요금의 「책략」을 숨겨놓는다.
처음 해외여행을 나가는 사람이라도 면밀히 스케줄을 챙기면 쾌적한 여행을 할수 있다.
다음과 같은 사례에 특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사례 ⅰ>
지난1월 동남아 4박5일의 효도관광을 다녀온 김모씨부부(60·서울개포동).
환갑기념으로 자식들의 성화에 못이겨 해외여행에 나선 김씨부부는 방콕에서 어느날 저녁 현지 가이드로부터 『옵션관광을 해야한다』는 요구에 끌려가다시피 따라나선 곳은 현란한 조명이 돌아가는 어느 술집.
이곳에서는 망측한 남녀행위의 음란쇼가 벌어졌고 김씨부부는 참다못해 술집을 나와 관광버스에 올라탔다.
김씨부부가 가이드에게 이날 옵션관광조로 지불한 돈은 1인당 20달러씩.

<사례 ⅱ>
강모씨(40·약사)도 동남아여행중에 바가지 요금으로 즐거운 여행을 망쳤던 기억이 새롭다.
처음 해외여행에 나선 강씨일행은 유독 경비가 싼 여행사를 택한 것이 문제였다.
4일간의 해외여행중 대부분의 식사를 직접 사먹어야 했고 관광지의 입장료도 자신이 직접 내야했다.
현지 가이드는 자유시간이란 명목으로 관광지를 직접 찾아가도록 하는가 하면 식사문제까지 스스로 해결토록해 쇼핑하러 가져갔던 2천달러마저 모조리 써버렸으나 계약조건을 제시하는 바람에 항의한마디 할수 없었던 것.

<사례 ⅲ>
8박9일의 빡빡한 6개국 코스를 택했던 회사원 윤모씨(26).
일정이 무리인줄 알면서 싼맛에 출발했으나 애당초 기대와는 완전히 빗나갔다.
빡빡한 일정에 이 호텔에서 저 호텔로 옮겨다니며 짐풀기 바빴고 낮에는 차속에서, 저녁은 술집에서 지낸 것이 해외여행의 전부였다.
문화관광은 커녕 남은 것은 희미한 등불아래 찍은 술집사진이 유일한 기념품. 그뿐아니라 1급호텔이 3류로 둔갑하고 스케줄이 수시로 바뀌며 공항에서 이유없이 장시간 대기하는 일이 부지기수.
여행전문가들은 쾌적한 여행을 위해 『여행사와 상담할때 숙소와 스케줄·여행조건등을 세밀히 체크해야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비룡항공 황음하이사는 『숙소는 가급적 사진이나 등급표시까지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며 여행조건을 따져 물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여행조건중 옵션관광이나 자유시간이 있는 것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일정은 1개국 4박5일이 적당하다. 또 지나치게 싼것은 피하고 돈이 더 들더라도 합리적인 여행스케줄을 잡는게 안전하다는 것이 여행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특히 대학생등 젊은이들은 여행사에서 비행기티킷만을 구한후 해외에 나가 비용절감과 경험축적을 위해 독자적인 활동을 권할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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