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원, 재판비용 모금 위해 “김경수 책 50권 이상 주문해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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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연합뉴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구속된 김경수 경남지사의 2심 재판 비용 모금을 위해 의원들에게 책 구매를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윤호중 사무총장은 이날 각 의원실로 두장짜리 편지를 보냈다. 윤 총장은 이 편지에서 “험난한 길을 걷고 있는 우리의 동지 김 지사에게 힘이 되고자 직접 친전을 올린다. 의원들이 잘 알다시피 김 지사는 1심의 부당한 판결 이후 항소심에서 힘들게 재판에 임하고 있다”고 썼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막대한 재판 비용과 보석 비용으로 어깨가 더욱 무거운 상황이다. 민주당 국회의원이기 이전에 김 지사의 동지이자 벗인 의원에게 간곡히 부탁드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이어 “이번에 김 지사의 자서전 ‘사람이 있었네’의 개정판이 출간됐다. 출판사로 직접 50권 이상 주문해주면 김 지사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되겠다”며 책 구매를 요청했다. 2014년 3월 출간된 ‘사람이 있었네’는 경남지사 출마 이후의 얘기를 추가로 담아 이달 초 개정판이 나왔다. 윤 총장은 편지 마지막에 책을 50권 이상 주문할 때 연락할 출판사 전화번호 등을 기재했다. 밑줄을 쳐서 “출판사를 통해 직접 50권 이상 주문하면 김 지사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썼다.

김경수 경남지사 책 '사람이 있었네'

김경수 경남지사 책 '사람이 있었네'

하지만 한 당 관계자는 “같은 책을 50권 이상 사라고 하는 것은 과한 것 이나냐”고 불만을 털어놨다. 윤 총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당 차원에서 한 것은 아니다. 김 지사 측으로부터 재판 비용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개인적으로 편지를 보낸 것이다. 꼭 책을 50권 이상 사라는 뜻이 아니라 이렇게 모금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 차원에서 편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8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김 지사를 돕기 위해 ‘사람이 있었네’를 정가인 1만6000원보다 비싼 2만원에 공동구매하자고 제안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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