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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차 살까 말까

중앙일보

입력

일반인도 LPG 차를 살 수 있다. 서울 시내의 한 LPG 충전소에서 택시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반인도 LPG 차를 살 수 있다. 서울 시내의 한 LPG 충전소에서 택시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르면 이달부터 일반인도 LPG(액화석유가스) 차량을 살 수 있다. 국회는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지금까지는 택시, 렌터카 사업자, 장애인 등만 구매가 가능했다.

LPG 차 살만할까?

유지 비용을 따지면 분명 장점이 있다. 하지만 불편함도 감수해야 한다. 주변에 충전소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게 가장 큰 애로 사항이다. 장단점이 뚜렷한 만큼 향후 자동차 회사의 출시 계획(가격 및 사양), 주변에 LPG 충전소가 있는지 등을 살펴보고 구매 여부를 고려하는 편이 좋다.

장점

유지비가 덜 든다. LPG 가격이 싸서다. 정부는 현재 정책적으로 휘발유, 경유, LPG 가격 비율이 100대 85대 50 수준이 되도록 조정하고 있다. 원칙적으론 LPG 가격이 휘발유의 절반이라는 얘기. (실제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LPG 차량의 연비가 다른 차량에 비해 낮긴 하지만, 싼 가격이 이를 상쇄한다.
예컨대 신형 쏘나타 LPG 모델의 공인 연비는 10.3㎞/ℓ. 휘발유 모델(13.3㎞/ℓ)보다 좋지 않다. 반면 LPG 가격은 ℓ당 797.8원(오피넷 3월 2주차 전국 평균가 기준)으로 휘발유(1359.3원)보다 훨씬 싸다. 연 1만5000㎞를 운행한다고 할 때, 쏘나타 LPG 모델의 연 유류비는 116만원 정도. 휘발유 모델(약 153만원 수준)과 비교해, 한 달에 3만원 정도가 덜 든다.

단점

충전소 찾으러 헤매야 할 수도 있다. 현재 서울에 있는 충전소는 고작 77곳. 주유소(501곳) 대비 15% 수준이다. 전국으로 범위를 넓혀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주유소 1만1540곳, LPG 충전소 1948곳). 당장 늘어날 가능성도 지극히 낮다. 주유소는 등록제, 충전소는 허가제다. 주유소는 요건만 갖추면 세울 수 있는데, LPG 충전소는 지방자치단체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얘기. 이 규제를 완화하기도 쉽지 않은 분위기다. LPG 충전소는 여전히 위험한 곳이라는 인식이 있다. 1998년 부천 대성충전소 폭발사고 이후로 규제가 강화됐는데, 그때의 트라우마가 여전히 남아있다.

지켜볼 점  

①공급량 : LPG 차량은 국내 자동차 10대 중 1대꼴에 불과하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SUV 차량의 경우 LPG 연료 차량이 없다. 규제 완화에 맞춰 자동차 회사들이 LPG 차량 출고를 늘릴 계획이긴 한데, 얼마나 늘릴지는 지켜봐야 한다. 살 만한 차가 마땅치 않을 수 있다.
②가격 : 지금까진 장애인 등을 위해 LPG 차량에 대해 정부가 세제 혜택을 줬다. 앞으로 일반인이 살 수 있는 만큼 세제 혜택을 주진 않을 것이다. LPG 차의 가격 메리트가 사라지거나 많이 축소된다는 의미다.
③정책 방향 : 정부는 큰 흐름에서 친환경차를 밀고 있다. 수소차가 대표적이다. LPG 차도 이 정도로 밀어줄 거 같지는 않다. 이번 규제 완화는 미세먼지 완화를 위해 짜낸 방편일 뿐이어서 향후 LPG 차에 대한 큰 정책적 지원을 기대하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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