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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철, 2015년 문 대통령 해병대 방문 사진 올리며 “군복 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김연철

김연철

문재인 대통령이 지명한 김연철 통일부장관 후보자가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두고 “역사적 정통성이 결여된 보수 세력”이라고 비난한 사실이 드러나 자유한국당이 반발하고 있다. 곧 열릴 국회 인사청문회에선 김 후보자의 과거 발언에서 나타나는 이념 성향 논란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MB·박근혜 정부 정통성 결여” #“김종인 씹다버린 껌, 추미애 좀비” #과거 발언 논란에 여당도 곤혹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지난해 2월 한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남북 관계를 역대 정부별로 평가했다. 그는 “전두환 정부는 아웅산 사건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남북대화가 필요했다”며 “한국의 소위 ‘원조 보수’라고 할 수 있는 군부 세력도 한반도 정세를 생각하고 큰 틀을 봤는데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이와 달랐다. 일종의 역사적 정통성이 결여된 보수세력”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남북대화 그 자체의 필요성에 대해 부정해 버렸다. 그러면 북한이 국내 정치용으로만 남게 되는 것”이라며 “그러니까 북한에 대한 혐오, 북한 붕괴론, 통일 대박론 등이 나올 수 밖에 없다”고도 말했다.

또 그는 지난해 9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30대가 통일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에 대해 “요즘 우리 젊은 세대는 당위론이나 사명감보다는 자기 이해를 중시한다. 통일이 나의 삶에 도움이 될지 안 될지 따진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2015년 출간된 한 대담집에선 “(천안함 사건에 따른 대북제재인) 5·24조치를 해제할 때도 반드시 천안함 사건과 연계해야 되나.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북한은 (천안함 사건을) 안 했다고 주장하는 마당에 어떻게 사과를 받느냐”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5·25 조치에 대한 김 후보자의 입장이 지금도 이런지를 청문회에서 추궁할 예정이다. 또 김 후보자가 “전쟁이 끝났다고 선언하면 유엔사는 존재의 법적 기반을 상실한다”고 밝힌 부분도 청문회의 쟁점이 될 전망이다.

김 후보자는 정치권을 향해서도 논란의 소지가 있는 발언들을 많이 했다. 김 후보자는 2015년 3월 페이스북에 당시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 대표였던 문 대통령이 강화도 해병대대를 방문한 사진을 올리면서 “군복 입고 쇼나 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2016년엔 김종인 대표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씹다 버린 껌’으로, 추미애 대표는 ‘감염된 좀비’로 비유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김 후보자를 부담스러워 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익명을 원한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김 후보자의 논란이 될 만한 과거 발언이 그에게 부메랑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김 후보자가 최근까지 ‘유엔사 해체’를 골자로 한 평화협정 시안을 중국 측과 논의했다는 말까지 나온다”며 “그의 이념은 물론 추진하려는 정책 일체에 대해서도 꼼꼼히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김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현일훈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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