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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급한 상황서 뜻밖의 인물에 도움받은 심성 착한 여성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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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평소 남에게 호의를 베푼 여성이 위험한 상황에서 뜻밖의 인물에 도움을 받은 사연이 주목받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난 8일 오후 "폭행 당한 딸을 구해준 분께 감사선물 뭘하면 좋을까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쯤 딸 B씨가 산책을 하던 중 술 취한 40대 남성이 욕을 하며 B씨에 다가왔다. B씨는 무서운 마음에 모르는 척 뛰어가려했지만 그 남성은 B씨의 머리채를 잡고 질질 끌고 갔다.

B씨는 울며 불며 살려달라 소리쳤지만 이른 시간 산책로에서 B씨를 도와줄 이는 아무도 없었다. B씨는 만취한 남성과 한참을 실랑이하다 남성의 손등을 손톱으로 세게 꼬집고는 주택가쪽으로 내달렸다.

A씨는 "딸이 도망을 치는데 앞에 어떤 아저씨가 있었다더라"면서 "그 아저씨를 붙잡고 살려달라고 하자 아저씨는 놀란 딸을 진정시키며 차 뒤에 숨어있으라면서 빠르게 경찰을 부르고 도망가는 남성을 쫓아가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과정에서 아저씨 손등이 조금 다쳤다"며 "결국 경찰에 술취한 남성은 붙잡혔고 도와준 아저씨는 딸과 함께 경찰서에 가 목격자로 진술도 해줬다"고 적었다.

A씨는 "감사해서 은혜를 어찌 갚아야할지 모르겠다고 했더니 아저씨는 이미 은혜를 받았다며 괜찮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다 A씨는 딸과 딸을 도와준 남성이 안면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딸이 동네 빵집에서 알바를 하는데 그 아저씨는 빵집 근처에서 양말을 트럭에 싣고 장사를 하신다더라"면서 "종종 아저씨가 빵만 사서 밖에서 급하게 먹는 모습을 본 딸이 마음이 아파 우유를 자기 돈으로 사서 따뜻하게 데워 아저씨한테 천천히 드시라며 한번 건넨 적이 있다더라"고 말했다.

이어 "아저씨는 그날 매우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며 "딸을 구해줄 때 정신이 없어서 빵집 알바생인 줄 몰랐지만 경찰서에 오고 나서 얼굴을 보니 그 학생이라 반갑기도 하고 도움이 될 수 있어 기쁘다 하셨다"고 전했다.

A씨는 "이렇게 고마운 분이 또 있을까"라며 "제가 뭐라도 해드리고 싶고 딸고 고마운 마음에 선물을 드리고 싶어하는데 안 받겠다고 하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저씨한테 저희 딸보다 두 살 어린 딸이 있어 딸 생각도 나고 해서 도와준 것이고 이미 우유 한 잔을 받았으니 퉁치자 하는데 마음이 너무 불편하다"면서 "만약 그때 아저씨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딸이 크게 다칠 수도 있었을 상황인데 돈으로 보답한다면 얼마 정도가 적당할까요"라고 물었다.

A씨는 "딸을 구해줬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넘어가려니 죄송스럽다"며 "딸이 우유드렸을 때 아저씨가 마음이 곱다며 양말 한 켤레를 주셨다고 하니 우유를 그냥 받으신 것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사연을 본 누리꾼들은 "양말 트럭 어느 지역에 있느냐. 그런 분께 양말 사고 싶다" "딸 심성이 고우니 어려운 일 닥쳤을 때 도움도 받고 감사한 일이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미담이다" "아저씨가 돈은 안 받을 것 같으니 양말 사서 기부하면 어떻겠느냐" 등의 댓글을 남겼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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