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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이 붙잡았다지만…우상호 '입각 낙마' 미스터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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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 [중앙포토]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 [중앙포토]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후보로 유력하게 검토되던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개각 명단에서 갑자기 빠진 배경을 두고 정치권에서 설왕설래가 벌어지고 있다.

지난 달 중순쯤 개각 하마평에 오른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 3명(우상호·박영선·진영) 중 우 의원은 입각이 가장 유력해 보였다. 무엇보다 본인의 입각 의지가 있었고, 차기 서울시장 출마를 노리는 상황이기 때문에 내년 총선에는 별 미련이 없었다. 3명중 문재인 대통령과의 관계도 우 의원이 가장 좋은 편이었다. 우 의원은 입각설이 나돌자 3주 가까이 언론과의 공식 접촉을 피해 인사청문회를 준비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왔다.

그런데 6일부터 청와대 주변에서 여당 현역의원 입각이 예상보다 줄 것이란 말이 나돌더니 7일엔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우 의원의 입각을 만류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이 대표는 7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청와대 1기 인사들과의 만찬자리에서 “우상호는 당에서 할 일이 많다, 문체부 장관을 하다 괜히 스크래치(상처) 나는 것보다는 당에서 중요한 역할 하는게 좋지 않으냐. 내가 붙잡았다”고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 대표는 이날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과의 비공개 면담 때도 “당에서 의원을 너무 많이 빼가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또 지난 4일 야당 대표들과의 정례회동인 ‘초월회’ 자리에서도 “입각하는 현역 의원은 2명”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이해식 대변인은 8일 “우 의원은 원내대표를 역임한 당내 중진 의원으로, 차기 총선 승리를 위해 추후 당에서 그에 적합한 역할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16년 12월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여야 원내대표가 회동하고 있다. 당시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인사하고 있다. 가운데는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중앙포토]

2016년 12월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여야 원내대표가 회동하고 있다. 당시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인사하고 있다. 가운데는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중앙포토]

우 의원은 야당 시절 원내대표로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매끄럽게 이끌었고. 다당체제에서 새누리당·국민의당과의 협상을 원만히 소화해 정권교체의 공로를 인정받는 인사다. 당시 국민의당 원내대표였던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사석에서 우 의원을 가리켜 “내가 가장 아끼는 민주당 의원이고 당 대표까지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한 적이 있다. 민주당 안에서도 “우 의원이 서울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는데 젊으니까 언젠가 기회가 올 거고, 당에선 원내대표까지만 하기는 아깝다”는 얘기가 많다.

하지만 국회 주변에선 우 의원이 입각하지 못한게 과연 이해찬 대표의 만류 때문만이었겠냐는 얘기도 무성하다. 우 의원의 전략적 위상때문에 당에서 붙잡은 것이라면 애초에 입각설이 나왔을 때 정리가 되지 않았겠냐는 것이다. 우 의원 본인도 입각에 기대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문에 “우 의원 관련 제보가 청와대로 들어갔고 막판 검증 과정에서 걸렸다더라”, “비문 의원 3명 입각이 부담이어서 한명을 뺀 것 같다”는 등의 루머가 나돌고 있다. 이에대해 우 의원측은 검증 문제 운운은 말도 안된다고 일축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월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생경제 관련 위원회 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관광산업활성화 대책특위원장, 추미애 혁신성장위원장, 이해찬 대표, 김진표 국가정책자문회의 의장, 최운열 자본시장활성화특위원장. [뉴스1]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월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생경제 관련 위원회 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관광산업활성화 대책특위원장, 추미애 혁신성장위원장, 이해찬 대표, 김진표 국가정책자문회의 의장, 최운열 자본시장활성화특위원장. [뉴스1]

우 의원은 개각 발표 이후에도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적절한 시기에 총선기획단장과 같은 중요한 당직을 맡아 선거를 지휘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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