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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내외 악재 속 조용히 50주년 생일 파티 연 대한항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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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은 4일 서울 공항동 본사 격납고에서 전현직 임직원 등 1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50주년 기념식을 갖고 새로운 100년으로의 도약을 다짐했다. [사진 대한항공]

대한항공은 4일 서울 공항동 본사 격납고에서 전현직 임직원 등 1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50주년 기념식을 갖고 새로운 100년으로의 도약을 다짐했다. [사진 대한항공]

대한민국 민항사를 연 대한항공이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기념비적인 해이지만 총수 일가의 각종 논란 속에 대대적인 기념식 대신 조용한 내부 행사만 진행됐다.

대한항공은 4일 서울 공항동 본사에서 임직원 15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50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이날 격납고에서 열린 기념식은 회사 발전을 위해 노력한 다양한 부문의 임직원에 대한 수상, 미래 도약을 약속하는 케이크 커팅과 임직원 얼굴 사진을 모자이크로 만든 50주년 엠블럼 공개 순으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지난 50년 동안 대한항공의 두 날개는 고객과 주주의 사랑, 그리고 국민의 신뢰였다”며 “사회 구성원 모두가 더 나은 삶을 꿈꿀 수 있도록 날개가 되어 드리는 것이 우리가 함께 만들어갈 대한항공의 새로운 100년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1969년 3월 1일 창업주 조중훈 회장이 국영 대한항공공사에서 구형 프로펠러기 7대와 제트기 1대를 인수해 출범했다. 1970년대 태평양, 유럽, 중동 지역 등으로 진출하면서 국가 산업 발전에 기여했고, 1980년대에는 서울올림픽 공식 항공사로도 지정됐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을 맡은 1990년부터 베이징, 모스크바와 같은 지역에도 진출했으며 2000년대엔 조 회장 주도로 국제 항공 동맹체인 ‘스카이팀’을 만들기도 했다. 반세기 동안 발전을 거듭하며 44개국, 124개 도시를 오가는 글로벌 항공사로 도약했다.

 대한항공은 50년 동안 지구 25만 4679바퀴를 돌고, 지구에서 달까지 1만 3400번을 왕복하는 101억 8719만 3280km를 운항했다. 대한항공이 실어 나른 승객은 국내 전체 인구가 13번 이상 비행기를 탄 것과 같은 7억 1499만명에 달한다.

눈부신 발전을 거듭했지만 아픔도 있었다. 2014년 조양호 회장의 장녀인 조현아 전 부사장이 이른바 ‘땅콩 회항’으로 물의를 일으켰으며 지난해엔 조 회장의 차녀 조현민 전 전무가 ‘물컵 갑질’로 국민적 지탄을 받기도 했다. 총수 일가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거세지면서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 적용을 검토하고, 사모펀드 KCGI가 오너 리스크 해소를 위해 조 회장 일가를 경영에서 배제하자고 주장하는 혼란도 현재 진행형이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지난달 19일 중장기 경영발전 방안을 발표하면서 경영 선진화를 이루겠다는 약속을 했다. 대한항공은 50년을 넘어 100년 도약을 위해 경영 발전 전략 ‘비전 2023’ 실천하면서 성장과 수익, 안정을 꾀할 계획이다.

매출을 매년 5.1% 성장시켜 2023년 매출 16조원을 달성하고, 보유 항공기를 190대로 확대하기로 했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각 사업 부문에서 맞춤형 전략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경영 투명성 확보를 위해 이사회 내부에 설치된 감사위원회, 경영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안전위원회 등의 운영 효율성도 높이기로 했다.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2023년까지 차입금 11조원, 부채비율 395%로 낮출 계획이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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