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에 대한 북한 측 반응을 알고 있다고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1일(현지시간) 밝혔다. 샌더스 대변인은 또 “오바마 대통령이 이란과의 나쁜 합의로부터 벗어나는 것을 거부했듯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북한, 또는 어떤 나라와도 같은 실수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 보다 미국민들의 안전을 최우선에 놓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문 도출에 실패한 직후 북한 이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부상은 베트남 현지에서 28일 자정께(현지시간)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 부상 등은 “플루토늄과 우라늄 시설을 포함한 영변 핵 단지 전체를 폐기하는 대신 민생용, 민수용 제재 5건을 부분적으로 해제해달라고 했지만 미국이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앞선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전면적인 제재 해제를 요구해 합의에 이르지 못 했다"고 밝혔다. 협상 결렬 원인을 놓고 상반된 설명을 하면서 진실공방이 벌어지는 모양새다. 북한 측 반응을 트럼프 대통령이 보고 받은 만큼 이에 대해 미국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1일 조미 수뇌상봉을 보도하며 협상 결렬 소식을 전하지는 않았다.
필리핀 마닐라로 떠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전용기 안에서 "김 위원장은 비핵화와 핵ㆍ미사일 실험 동결을 유지할 만반의 준비하고 있다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했지만 갈 길이 멀고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추가 실무협상 날짜가 정해졌느냐는 질문에는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필리핀에서 지난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의 실무협상 대표였던 성 김 주필리핀 대사를 만날 예정이다.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도 성 김 대사를 만나 향후 전략을 구상한다.
협상 결렬 소식에 대한 반응도 쏟아지고 있다. 뉴욕 포스트는 "트럼프가 (회담장을)걸어나가면서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빅터 차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트위터를 통해 "나쁜 합의보다는 노 딜(No deal)이 낫다"면서도 "하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는 불분명하다. 2017년의 '화염과 분노'는 안 되고 그렇다고 어딘가 안전한 해결법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노이=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