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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표 “바미당, 영향력도 없는 정당”…바미당 “오만방자 하늘 찔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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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왼쪽)과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26일 ‘신(新)나치’ 공방을 벌였다. [연합뉴스, 뉴스1]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왼쪽)과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26일 ‘신(新)나치’ 공방을 벌였다. [연합뉴스, 뉴스1]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이 교섭단체 3당 중 하나인 바른미래당을 향해 “영향력도 없는 정당”이라고 말해 논란이 되고 있다.

홍 대변인은 27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진행자 김어준 씨가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과 담판 자리를 마련하면 나올 것이냐”고 묻자 “나는 그 사람과 자꾸 엮이는 게 좋지 않다. (바른미래당이) 소수 정당이지 않나”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나는 1당의 수석대변인인데, 이 사람은…”이라고 했다.

김씨가 “그쪽도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라며 발언의 수위를 조절하려고 했지만, 홍 대변인은 “그래도 미니 정당이고 영향력도 없는 정당”이라고 말했다. 1당의 수석대변인과 의석수 3위 정당의 최고위원은 위상이 맞지 않기 때문에 같이 출연할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홍 대변인은 지난 15일 한 토론회에서 “60~70년대 박정희 시대를 방불케 하는 반공교육으로 그 아이들(20대)에게 적대의식을 심어준 것”이라고 말해 청년층의 반발을 일으켰다. 이에 대해 하 의원은 26일 “홍 대변인이 청년들의 건전한 비판을 반박하기 위해 유럽의 신나치까지 거론하는 극단적 선동을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홍 대변인은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혐의로 하 의원을 고소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하 의원은 이날 홍 대변인의 라디오 발언이 알려지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홍 대변인이 청년을 비하한 것이나 바른미래당을 비하한 것이나 그 본질은 똑같다. 전형적인 ‘꼰대’ 마인드다. 젊은 층, 소수 층을 얕잡아보는 오만한 불통 꼰대 마인드”라고 썼다.

바른미래당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과거 ‘귀태(鬼胎)’ 발언으로 원내대변인을 사퇴했던 홍 의원이다. 정당 민주주의를 무시하고 ‘더불어’의 가치를 대변하지 못하는 홍익표 의원은 공식적인 사과와 함께 수석대변인직을 사퇴하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김정화 대변인도 “수석대변인이면 언어가 균형 있고 정제돼 있어야 하는데 오만방자함이 하늘을 찌르는 발언이자 협치를 포기한 발언이다. 우리 당 지도부는 홍 대변인 발언에 강력히 대응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최근 바른미래당은 거대 양당인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사이에서 ‘캐스팅 보터’ 역할을 해왔다. 바른미래당 입장에 따라 법안 처리 등의 결론이 달라졌다. 민주당이 추진한 유치원 3법이 지난해 말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절차를 밟게 된 것도 결국 바른미래당이 민주당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었다. 민주당으로선 바른미래당의 협조가 필요한데, 홍 대변인의 발언으로 바른미래당마저 민주당에 등 돌릴 경우 민주당의 국회 운영은 큰 난관에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논란이 커지자 홍 대변인은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유감을 표명했다고 한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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