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당국 비호 아래 신흥 부유층, 호화생활 상상초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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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시민들이 거리를 지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평양 시민들이 거리를 지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북한에서 요즘 빈부격차가 더 심화하는 가운데 신흥 부유층은 계속 늘고 있다고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이 현지 소식통들을 인용해 21일 보도했다. 이들은 국가기관을 뒷배로 장사하면서 개인 장사꾼들이 넘볼 수 없는 큰 돈벌이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의 한 소식통은 “과거 개인 장사꾼들이 장마당 등지에서 개별 장사로 돈 벌었다”며 “그러나 요즘은 돈 많은 돈주들이 권력기관의 명의를 빌려 무역업, 유통업, 제조업 등에 뛰어드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을 중심으로 수십만 달러이상의 현금자산을 소유하는 돈주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특히 평양은 물론이고 지방 도시들에도 돈주들이 운영하는 고급식당, 사우나, 외화 상점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지방 돈주들이 평양이나 대도시로 출장 가 최고급 호텔에 묵으면서 고급식당이나 문화오락시설을 즐기고 외화상점이나 백화점에서 고가 명품도 대량 구매한다”면서 “돈주들의 호화생활은 일반 주민들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들의 화려한 생활을 목격한 주민들은 작지 않은 충격으로 받아들이며 자신들의 처지에 대해 크게 낙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은 “개인이 권력기관의 명의를 빌려 돈벌이하면서 비리가 늘고 있다”며 “요즘 개인이 운영하는 편의업소들에서 성매매를 비롯해 여러 비리행위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이 같은 비리행위에 대해 당국이 수사에 나서긴 하지만 속 시원하게 밝혀지는 게 없다”면서 “주민들은 당국이 돈주들과 짜고 뒤에서 각종 비리를 조장하고서는 앞에서는 모르는 일인 것처럼 행동하는 것에 대해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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