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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흔 “남들 고깃국 먹을때 시래깃국 먹고 달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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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방송화면 캡처]

[사진 방송화면 캡처]

전 야구선수 홍성흔(43)이 불우했던 가정사를 공개했다.

22일 오후 방송된 KBS1 예능 프로그램 ‘TV는 사랑을 싣고’에는 홍성흔이 출연했다. 이후 그는 주요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릴 정도로 큰 관심을 끌었다.

이날 방송에서 홍성흔은 야구선수의 꿈을 계속 꿀 수 있게 해준 이해창 스승을 찾고 싶다고 밝혔다. 이해창 스승은 32년 전 초등학교 5학년인 홍성흔에게 꿈을 포기하지 말라고 이야기해 줬다고 했다.

그는 “부모님이 이혼하면서 어렵게 자랐다”며 “야구공, 야구 글러브를 꿰매서 썼다. 낡은 신발을 계속 신었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합숙 때 남들은 부모님이 고깃국을 만들어줄 때 나는 형과 누나가 시장 바닥에 떨어진 배춧잎을 주워 시래깃국을 해줬다”고 눈물을 보이며 흙수저 출신임을 밝혔다.

홍성흔은 “스승님의 한 마디로 내 인생이 바뀌었다”며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면서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하셨다. 그 말이 단단한 뿌리가 됐다. 그 덕에 고비를 넘길 수 있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그때 선생님이 해준 말의 영향력이 얼마나 컸냐면 난 지금도 어린 학생들을 만나면 이 말을 한다. ‘절대 포기하지 마’ ‘넌 긍정적으로 잘할 수 있어’ ‘열심히 하면 야구장의 너의 이름이 울려 퍼질 거야’라고. 선배님에게 들었던 그 말을 그대로 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성흔은 “화려한 야구 선수 생활을 한 것처럼 보이지만 위기의 순간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2006년 야구선수 시절 발목 인대 부상과 팔꿈치 부상을 당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2007년에는 야구를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국내 야구를 대표하는 포수로 성장한 홍성흔은 선수 은퇴 뒤 미국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코치로 활약하고 있다.

[사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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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방송에서 홍성흔은 스승을 보기 위해 잠실야구장 그라운드로 향했고,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이해창을 보자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이해창은 “찾아줘서 고맙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잘 견뎌준 네가 정말 자랑스럽다. 32년 만에 보니까 너무 고맙고 좋다”고 말했다. 은퇴 이후 자신이 활약했던 잠실야구장을 처음 찾았다는 이해창은 급성 뇌경색이 와서 6개월 동안 휠체어를 타고 다녔다고 근황을 전했다.

이해창은 프로야구 원년 멤버로 학창시절부터 발이 빨라 ‘쌕쌕이’로 불렸다. 1982년 세계야구선수권대회의 국가대표로 출전해 주장을 맡아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안타로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이후 1983년 MBC 청룡에 입단해 이후 삼성 라이온즈에 트레이드됐으며, 1986년 시즌 후에는 청보 핀토스로 이적했다. 야생마처럼 빠른 스피드를 강점으로 1987년 54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도루왕’에도 등극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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