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이틀째에도 두 차례 협상…헤어진 지 3시간 만에 저녁 회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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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북·미 간 이틀째 실무협상은 오전부터 저녁까지 이어지며 긴박하게 돌아갔다.

오전 9시부터 비건-김혁철 회동 종일 협상 #5시간여 마라톤 협상 후 저녁 다시 대좌

양측은 오전과 저녁 두 차례 나눠 모두 7시간 30분 동안 접촉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 점심도 거르면서 5시간 30분간 밀도 높게 실무협상을 진행한 양측은 헤어졌다가 3시간 만에 다시 만나 2시간가량 추가 협상을 이어갔다. 각기 오후 협상 내용을 상부에 보고하고 지침을 받아 전략회의를 한 뒤 다시 대좌해 의제 조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구체적인 비핵화 실행계획과 상응 조치를 두고 양측이 치열한 마라톤협상을 벌이고 있는 모양새다.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는 오전 8시 50분쯤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전략실장, 최강일 외무성 북아메리카국장 대행 등과 영빈관을 나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 등 일행이 묵고 있는 ‘호텔 파르크 하노이’에 9시쯤 도착했다.

22일(현지시간)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오른쪽),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가운데), 최강일 외무성 북아메리카부국장(왼쪽)이 베트남 하노이 영빈관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오른쪽),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가운데), 최강일 외무성 북아메리카부국장(왼쪽)이 베트남 하노이 영빈관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비건·김 특별대표는 오후 2시 30분까지 5시간 30분간 실무협상을 진행했다. 협상 중간중간 김성혜 실장이 차를 타고 영빈관에 갔다가 돌아오는 등 전날보다 더 긴박하게 돌아갔다. 협상 도중 중요 사안을 상부에 보고하고 지침을 받아 다시 김 특별대표에게 전달한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양측 대표단은 일단 2시 30분쯤 헤어졌다. 김 대표 일행은 영빈관으로 향했고, 비건 대표 일행은 호텔 2층 일식당으로 내려와 늦은 점심을 했다. 본지 취재진이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느냐’고 물었지만 답하지 않았다. 식사 후 비건 일행은 차를 타고 미 대사관으로 향해 이틀째 협상 결과를 본국에 보고했다.

이렇게 이틀째 실무협상이 종료되는 듯했으나 3시간 뒤인 5시 30분쯤 김 대표 일행이 다시 비건 일행 숙소로 향했다. 비슷한 시각 미 대사관을 찾았던 비건 대표도 숙소에 도착했다. 양측은 7시 30분까지 두 시간 더 협상을 이어갔다.

구체적인 내부 협상 상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전날 실무협상 4시간 30분에 이어 이틀간 북미 양측은 12시간가량 마주 앉은 것이다.

현지 외교 소식통은 “정상회담이 임박한 만큼 ‘하노이 선언’에 담을 내용을 놓고 치열한 디테일 싸움이 본격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북·미 양측이 정상회담 직전까지 실무협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 측 북핵 협상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오후 1시 5분쯤 하노이에 도착했다. 이 본부장은 노이바이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북·미회담 성공은 모두의 바람”이라며 “북·미 실무협상이 시작한 만큼 그것이 성공적으로 이어져서 전체적으로 북·미회담이 좋은 결과를 거두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이날 저녁 비건 특별대표와 만나 실무협상 상황을 공유하고 협상 전략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외무성의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아시아대양주 국장도 이날 하노이에 도착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하노이=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21일 오후(현지시각)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와 의제조율 첫 협상을 마친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주 베트남 미대사관 방문 후 숙소로 돌아오고 있다.[뉴시스]

21일 오후(현지시각)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와 의제조율 첫 협상을 마친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주 베트남 미대사관 방문 후 숙소로 돌아오고 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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