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과 장려상 받은 영예의 얼굴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어젯밤 늦게 집에 들어가 아내로부터 대상수상소식을 전해들었습니다. 물론 기쁜 마음이야 말로 다 표현할 길이 없지만 어린 나이에 너무 큰상을 받는 것 같아 은근히 겁이 나기도 합니다.』 제12회 중앙미술대전 한국화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한 김훈씨(23)는 이번의 상이 자신의 작가적 진로에 잔뜩 기대감만을 부풀려 놓은채 일과성으로 덧없이 스러지는 것이 돼서는 안될 것이라고 스스로 다짐했다.
현재 홍익대미대 동양화과 4학년에 재학중인 그는 보미라는 3세짜리 딸까지 두고있는 학생가장.
정작 상을 받은 자기보다 더 기뻐하는 아내를 보고 울컥 눈물이 솟구쳤다는 그는 『어려워 할때마다 늘 곁을 지키면서 격려하고 힘이 돼준 아내에게 이 모든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했다.
수상작은 『시·공간』이란 명제를 붙인 수묵담채화로 여자·환진·승려등의 다양한 인물군을 화면에 배치, 시간과 공간의 변화가 인간, 혹은 물질 개체간의 관계에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나타내보려고 했다.
『모든 물질은 개체로 존재하며 각각의 개체는 시간과 공간의 변화에 따라 주변의 또다른 개체와 호흡하게 된다. 물질에 있어 절대적인 공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시간은 공간의 변화를 유도하며 공간은 시간의 흐름을 반영한다』는 것이 철학적이며 다소 난해하게까지 느껴지는 그의 작품명제 설명이다.
지금까지 공모전 경력은 크게 내세울만한 것이 없고 후소회공모전에서 입선과 특선을 한차례씩 기록한 것이 고작이라고.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