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금 명인' 성금연 20주기를 기리며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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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최초의 가야금 산조 예능보유자(인간문화재), 여류 가야금 산조의 창시자, 해금.피리.태평소의 명인 지영희의 부인, 1972년 최초로 카네기홀 무대에 선 국악인…. 가야금 명인 성금연(1923~86.사진) 20주기를 맞아 국내 내로라 하는 가야금 연주자 100명이 한자리에 모인다. 성금연 명인을 직접 사사한 이영희(국악협회 이사장), 이재숙(서울대 교수), 김승희(국악예고 교사) 등은 물론 대학 교수, 국악 관현악단의 수석급 연주자까지 전국에 흩어진 '성금연 명인의 후예들'이 모여 가야금 산조의 현재와 미래를 허심탄회하게 얘기한다.

7월 5일 오후 7시30분 서울 홍대앞 소극장 산울림에서 앞서간 명인을 추모하며 연주와 대담.토론을 곁들인 조촐한 자리를 마련한다. 그만큼 성금연 명인이 국악계에 끼친 영향이 크다는 얘기다.

이번 추모 행사엔 지영희-성금연 부부의 네 딸 지성자(60).미자(57).순자(56).윤자(54)씨가 자리를 같이한다. 모두 어머니의 뒤를 이어 가야금을 전공했다. 네 명이 한꺼번에 만나는 것은 명인의 장례식 이후 20년 만의 일이다. 성자.미자씨는 일본과 미국서 각각 활동하다가 10여년 전 귀국했다. 윤자씨는 지금도 미국 LA에서 활동 중이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셋째 딸 순자씨가 연주하는 '성금연류 가야금 산조' 전바탕.

이번 행사는 가야금의 명인 황병기씨와 소극장 산울림 대표 임영웅씨가 의기투합해 만든 작품이다. 소극장 산울림은 85년 개관 직후 사랑방 같은 분위기 때문에 많은 국악인들이 즐겨 섰던 무대. 성금연 명인도 86년 작고하기 한 달 전 이곳에서 독주회를 했다. 대담과 토론 내용은 국악평론가 윤중강씨가 정리해 올 9월 '성금연 AND'(민속원 펴냄)로 출간할 예정이다. '가야금 연주자 인명사전'도 부록으로 싣는다. 황병기씨는 "성금연 명인의 가야금 가락은 화사하게 핀 꽃잎들이 맑은 시냇물에 떨어져 잔잔하게 떠가는 정경처럼 황홀하다"고 회고했다. 02-334-5915.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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