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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장사’ ‘거지근성’발언…약사들이 김순례에 분노한 이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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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 최고위원에 출마하는 김순례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책임당원협의회 제2기 임원 출범식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 최고위원에 출마하는 김순례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책임당원협의회 제2기 임원 출범식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늘픔약사회’, ‘새물결약사회’, ‘약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 등 약사단체 4곳이 11일 “같은 약사로서 참담한 심경을 금할 수 없다”며 약사 출신인 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이 5·18 유공자들을 비난한 데 대해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5·18 진상규명 대국민공청회’에서 김순례 의원이 “종북좌파들이 판을 치면서 5·18 유공자라는 이상한 괴물 집단을 만들어 우리 세금을 축내고 있다”는 발언한 것이 5·18 유공자들과 그 가족들을 비롯해 수많은 국민을 모욕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순례 의원에게 국회의원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예의와 인격을 바라왔다”며 “(김 의원은) 사회에서 고통받는 자들을 가장 잔인하게 짓밟고 모욕하는 행태를 이어 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같은 약사로서 김순례 의원의 만행에 참담한 심경을 금할 수 없다. 괴물은 5·18 유공자가 아닌 김순례 자신이다. 자유한국당은 내부의 괴물을 없애지 않고서는 괴물정당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약사단체 4곳은 공동성명에서 “김 의원은 대한약사회 여약사 부회장을 역임하던 시절부터 왜곡된 역사 인식과 뻔뻔한 행동으로 많은 지탄을 받아왔다”며 2015년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유언비어를 퍼뜨린 사실을 거론했다.

당시 김 의원은 세월호에서 비극적으로 숨져간 희생자 유가족을 ‘시체장사 한다’며 비난하고 국가 유공자 연금액의 240배나 되는 보상금을 요구한다며 ‘거지근성’이라고 비판해 부회장 직무 3개월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들은 “약사들의 윤리 강령으로 통용되는 디오스코리데스 선서에는 ‘고통받는 인류의 복지와 행복을 생각하며 그들을 위해 살아갈 것’과 ‘어떤 상황에서도 최고의 도덕적 가치 규범을 따를 것’을 약속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김 의원은 사회에서 고통받는 자들을 가장 잔인하게 짓밟고 모욕한다”고 질타했다.

아울러 “국회는 즉각 국민의 대표임을 포기한 김진태, 김순례·이종명을 제명하고 자유한국당은 국민에게 석고대죄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5·18 왜곡 발언을 한 김순례·김진태·이종명 등 한국당 의원 3명을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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