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北 건군절 행사에 ‘핵미사일 지휘’ 김락겸 빠진 이유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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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주년 건군절을 맞아 인민무력성을 방문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71주년 건군절을 맞아 인민무력성을 방문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1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인민군 창건 71주년 기념행사를 통해 핵 보유의 자신감을 강하게 내비쳤다고 분석했다.

태 전 공사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북한 언론들은 김정은이 이번 2월 8일 북한군 창건일 행사에 북한군 모든 군단장, 사단장, 여단장들을 불렀다고 보도했다”며 “북한에서 아무리 중요한 행사라고 해도 전연지대를 포함한 육해공군의 작전부대 지휘관들이 자리를 비우고 평양에 모이는 것은 군 내부규정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것을 일부러 공개한 것은 모든 부대 지휘관들이 자리를 비우고 평양에 올라와도 핵무기가 있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자신감을 군인들과 주민들에게 각인시키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태 전 공사는 “김정은 주변에 각 병종 사령관들이 다 앉아 있는데 그 자리에 있어야 할 전략군 사령관 김락겸이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다른 병종 사령관들은 자리를 비워도 되지만 핵미사일을 지휘하는 전략군 사령관은 다른 병종 지휘관들이 자리를 비울 때만은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그만큼 북한군의 군사전략에서 핵미사일의 중요성이 커졌다고 볼 수 있으며, 실제로 북한군 전략이 핵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일부 한국 언론들이 김정은이 건군절 기념행사 연설에서 핵무기를 언급하지 않고 군의 경제건설 참여를 주문한 사실을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처럼 보도하는 것은 지나친 기대가 아닌가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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