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쇼크 진출업계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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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정부 대책회의…철수 고려안해>
4일 북경 천안문 대참사로 중국 정정이 혼미해짐에 따라 중국에 진출한 국내기업들은 현지공장에 휴무조치를 내리고 주재원들에게 외출을 자제토록 지시하는 한편 현재 추진중인 거래나 투자사업의 보류를 검토하는 등 대중국진출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도 이번 중국사태가 단기적으로 한중교류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고 8일 열리는 북방정책실무위원회(위원장 이형구 경제기획원차관)에서 이번 중국사태가 한중교류와 한국기업의 중국진출에 미칠 영향 등을 집중 논의,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북경시 외곽에 봉제완구합작공장인 경악유한공사를 설치, 지난달부터 시험가동에 들어간 럭키금성상사는 현지노동자 1백50여명의 신변안전을 고려, 4∼6일까지 휴무조치를 취했으며 사태가 계속 악화될 경우 휴무기간을 더 늘리도록 했다.
이 공장은 당초 6월초부터 정식가동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이를 연기중에 있으며 국내파견직원 3명이 현지상황을 보아가며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또 천안문광장 입구인 북경호텔에 지사 사무실을 열고 있는 삼성물산의 경우는 5일 오전부터 팩시·텔렉스등 통신이 두절되자 현지 직원의 판단에 업무의 추진여부를 맡겨 놓은채 사태진전을 관망하고있다.
이 회사는 아직 지사의 철수여부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일본종합상사들의 움직임을 주시, 향후 대응책을 마련키로 했다.
한편 천안문광장에서 3km떨어진 건국호텔에 지사를 열고 있는 대우는 주재원의 신변보장을 위해 사무실 외부 출입을 삼가토록 긴급전문을 보냈다.
대우는 또 이미 가동중에 있는 복건생 복주의 냉장고 공장은 북경에서 멀리떨어져 있지만 복주에서 시위가 격화될 경우를 대비, 현지 노동자들의 출근율을 점검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중이다.
또 선경은 이미 열흘전쯤 북경연락사무소의 국내파견직원이 업무상으로 북경서 철수, 홍콩에서 업무를 보고있다.
한편 다음달 일부터 북경에서 열릴 제1회 국제무역박람회에 참가키로 하고 국내 9개 종합상사의 참가 전시품을 선정, 이미 4만8천 달러의 전시임대료까지 지불한 대한무역진흥공사의 경우는 이 박람회가 28개국의 3백여 업체가 참가하는 국제적 행사이기 때문에 취소될 가능성은 없으나 1∼2개월 연기될수는 있다고 보고 그에 따른 대책마련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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