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 어록' 물렀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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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마술피리'라 불리는 코미디언 김제동씨의 아성에 도전하는 이가 있었으니 케이블 TV MBC-ESPN의 야구 해설위원 차명석씨가 그 주인공이다. '자기비하식' 발언으로 인기를 모으는 것도 두사람의 공통분모다.

특히 차씨는 92년부터 10여년간 국내프로야구의 투수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생생한' 해설이 강점이라고 한다.

차명석:저 선수 부인 참 미인입니다.
캐스터:스포츠선수들 부인이 대부분 미인 아닙니까? 왜 그럴까요.
차명석:그런 전통이 있었습니다. 그런데,제가 무참히 깨버렸죠.
캐스터:집에 가서 어쩌실려구요.
차명석:….(침묵)

캐스터:기억에 남는 올스타전 추억이 있습니까?
차명석:많습니다. 올스타로 뽑힌 적이 없어 그 기간 중엔 늘 가족이랑 여행 중이었습니다.
캐스터:?

캐스터:저런 상황에서 홈런 맞았을 때의 기분은 투수 당사자 말고는 아무도 모를 겁니다.
차명석:전 현역 시절 홈런 맞은 경험이 많아 잘 압니다.
캐스터:….

캐스터:오늘 중계를 맡은 지방 케이블방송이 주로 메이저리그와 낚시를 중계한답니다. 참 특이한 일이군요. 야구와 낚시가 관계가 있습니까?
차명석:야구선수 중에도 낚시광이 많습니다.
캐스터:낚시 좋아하면 가족도 버린다던데….
차명석:제가 전에 모시던 감독도 낚시 참 좋아하셨습니다. 낚시 하며 제 생각 많이 했다더군요. 저놈을 잘라야 되나 말아야 되나.

랜디존슨의 슬라이더가 88마일까지 나오자.
캐스터 : 와..직구도 아니고, 슬라이더가 88마일까지 나오면, 도데체 얼마나 빠른겁니까?
차명석 : 예..제 현역때 던졌던 직구 최고구속보다 빠르군요
캐스터 : .............

대형 장외홈런이 터지자.
캐스터 : 아..정말 큰 홈런이군요...혹시 현역시절때 경험했던 홈런중에 기억나는거 있습니까?
차명석 : 제가 장종훈선수한테 홈런을 엄청 크게 맞은적이 있는데요. 어디 잘찾아보면 아직도 날아가구 있을겁니다.

보스턴의 T.walker 가 병살타치면서 부진하자.
캐스터 : 요즘들어 walker가 매우 부진한데요.
차명석 : 네..일단 walker는 이름부터 runner로 바꿔야 될것 같습니다.
캐스터 : ..........

캐스터 : 지금 잘하는 야구선수들도 야구를 시작하던 무렵 존경하던 선수를 많이 닮아가게 되는 경향이 있죠?
차명석 : 물론입니다. 어린시절에 잘하던 선수가 누구였느냐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저 때에는 장호연 투수가 무척 날렸는데 그래서 제 구속이 그렇게 느렸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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