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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신공항 절대 안돼”…동남권 관문공항 총력전 펼치는 부산

중앙일보

입력

더불어민주당 소속 부산 지역 국회의원들이 지난달 30일 부산 연제구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김해신공항 재검증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부산 지역 국회의원들이 지난달 30일 부산 연제구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김해신공항 재검증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국토교통부가 올 상반기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김해 신공항 건설 기본계획안 확정·고시를 앞둔 가운데 정치·경제·연구계 등 부산권 전체가 김해 신공항 폐기와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 촉구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지역 국회의원 6명 #연구기관·경제계 등 일제히 나서 #김해신공항 폐기, 관문공항 요구

 부산 지역 더불어민주당 전재수·김해영·박재호·최인호·윤준호 국회의원은 지난달 30일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수도권 중심의 논리가 아니라 백년대계와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김해 신공항을 재검토해야 한다”며 김해 신공항 정밀 검증과 함께 대안을 국무총리실에 요구했다.

의원들은 “국토부의 김해공항 확장안은 앞으로 예상되는 항공수요를 턱없이 낮게 잡고, 동북아 물류허브공항 기능을 간과하는 등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국회의원 출신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모든 결정을 이들 의원에게 위임해 부산의 여권 국회의원 6명 모두 김해 신공항 폐기와 함께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을 요구한 것이다. 의원들은 지역갈등 해소를 위해 부산·울산·경남과 대구·경북 5개 자치단체 사이의 물밑 협상을 지원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부산 지역 국회의원들이 지난달 30일 부산 연제구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김해신공항 재검증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송봉근 기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부산 지역 국회의원들이 지난달 30일 부산 연제구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김해신공항 재검증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송봉근 기자

지금까지 동남권 관문공항과 관련, 주로 개인 의견을 표현해왔던 여권 의원들이 김해 신공항 대신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을 요구해온 오거돈 부산시장의 입장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나선 것이다. 이들은 “남북관계 개선으로 유라시아 철도가 현실화할 경우 철도 기·종점인 부산에는 사람과 물자가 몰리면서 항공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동남권 신공항은 안전이나 소음문제 없이 24시간 운영 가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권 정치인들은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과 관련해 대구·경북의 반발을 해소하기 위해 대구시가 추진하는 대구국제공항과 K2 군 공항의 통합이전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공항 통합이전에 국비 지원을 측면 지원해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에 동의를 끌어낸다는 전략이다.

국토교통부의 김해 신공항 건설 계획도.[제공 부산시]

국토교통부의 김해 신공항 건설 계획도.[제공 부산시]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위원장은 “대구공항 통합이전에 정부재정이 투입되면 대구·경북에서 가덕도 신공항을 반대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도 지난달 “정부가 대구공항 통합이전을 먼저 하도록 결정해주면 부산이 가덕도 신공항을 만드는 것을 굳이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28일 부산시의회도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하고, 국토교통부의 김해 신공항 기본계획의 전면 백지화를 촉구했다. 시 의회는 이날 동남권 관문공항 추진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키고 활동에 들어갔다.

이런 정치권 움직임에 부산 경제계가 힘을 보태고 있다. 화인베스틸·화인인터내셔널·동일철강·수근종합건설 등기업체들은 지난달 31일 ‘동남권 관문공항 유치를 기원한다’는 광고를 지역 언론에 게재했다. 위험한 장애물과 소음이 없는 해안의 안전한 공항, 저비용 확장성과 24시간 운영 가능한 경제적 공항을 주장하는 내용이다. 또 대한건설협회·대한 전문건설협회 부산시회 등 건설 관련 단체도 이런 내용의 광고를 냈다. 부산 상의는 올해 가장 중요한 사업으로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을 내세운 바 있어 이 같은 경제계의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동남권 관문공항 추진 경과.[제공 부산시]

동남권 관문공항 추진 경과.[제공 부산시]

부산연구원(옛 부산발전연구원)은 최근 ‘김해 신공항, 동남권 관문공항 될 수 없다’는 연구보고서를 냈으며, 소음 피해가 우려되는 김해시민·단체로 구성된 김해 신공항 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는 이달 25일부터 한 달간 SNS에서 서명을 받아 청와대에 전달하는 국민청원을 진행하기로 했다.

한편 부산·울산시와 경남도가 공동구성한 부·울·경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단(단장 김정호 국회의원)은 김해 신공항의 안전과 소음, 확장성, 환경영향, 항공수요 등을 점검·정리해 2월 말 보고서로 발표할 예정이다.

김해 신공항 건설 계획도.[부산시]

김해 신공항 건설 계획도.[부산시]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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