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이란 관계 8년만에 정상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우리 나라와 이란간의 관계가 8년만에 대사급으로 다시 정상화됐다.
정부는 지난81년 이란측에 의해 대사 대리급으로 격하된 이란과의 외교관계를 대사급으로 원상회복 시키기로 이란 측과 합의하고 정경일 전 주 제네바 총영사를 이란대사로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30일 임명했다.
이에 따라 정 대사 내정자는 이란 측의 통보가 오는 대로 오는 6월 중순께 부임하게될 것으로 알려졌다. -
우리 나라는 이란과 지난62년 수교한 이래 대사급 외교관계를 유지해 왔으나 지난 81년7월 이란측이 주이란 한국대사관의 대사·무관·외신관등의 출국을 요구, 대사대리 등 4명의 외교관만 남기고 모두 귀국했었다.
당시 이라크와 전쟁 중이던 이란 측은 팬텀기 부품 등 무기 판매를 요청해 왔으나 우리정부가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 거절한데다 우리 정부가 81년 7월1일 이라크에 영사관을 설치하자 이에 대한 보복차원의 외교관계를 대사급 에서 대사 대리급으로 격하시켰다.
외무부 관계자는 이란과의 국교정상화와 관련, 30일『이란 측의 전후복구 필요성과 지난해6월 대림산업 캉간 공사현장 피폭사건, 서울올림픽 등을 계기로 이란의 대한인식이 바뀌고 있다』고 전하고『이란은 그러나 회교혁명이후 무기수출을 많이 해온 북한과 상대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우호관계를 완전히 원상회복하기 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 나라는 이란에 88년 말 현재 8백89명의 근로자·해외상사직원이 나가있으며 7개 건설공사현장에서 6억5천만달러 규모의 공사를 하고있다.
현재 대사 대리급 외교관계는 아프리카의 루안다·레바논·이란 등 3개국으로 외교적 마찰이 있거나 상주 공관원이 주재할 수 없는 상황일 때 맺고있다.
이란과의 대사급 관계회복에 따라 앞으로 건설공사 등 이란에 진출할 수 있는 폭이 훨씬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