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김영철 방미 때 비핵화 논의 진전 안 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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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에 대해)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got nowhere)
최근 진행된 북미 고위급 회담에 정통한 두 명의 소식통이 이같이 말했다고 CNN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진전을 이뤘다”고 밝힌 것과 달리 지난 17일 미국을 방문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일행과의 회담에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단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8일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으로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받고 있다. 사진은 19일(현지시간) 댄 스캐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담당국장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공개됐다. [사진 트위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8일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으로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받고 있다. 사진은 19일(현지시간) 댄 스캐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담당국장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공개됐다. [사진 트위터]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매우 좋은 만남이었다. 우리는 비핵화에 관한 한 많은 진전을 이뤘다”고 자평했었다.

소식통 인용해 보도…“진전 있다” 트럼프 주장과 달라 #“2차 회담 빠듯한 일정으로 비핵화 논의 진전 어려워”

트럼프는 이날 오전에도 "북한과 관계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좋다. (핵)실험은 없고, 유해는 송환되고 있으며 인질도 돌아왔다”며 “비핵화에 적절한 시점”이라고 적었다. 또 “북한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시간이 말해주겠지만, 이전 행정부가 끝나갈 무렵 관계는 끔찍했고 매우 나쁜 일이 일어나려 했었다”며 “지금은 완전히 얘기가 달라졌다”라고도 썼다. “나는 곧(shortly)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을 보게 되길 고대한다.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트윗은 댄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의회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완전히 포기할 것 같지 않다”고 밝힌 뒤 나온 것이다.

CNN은 “그(트럼프)의 진전에 대한 주장은 백악관과 국무부가 김영철 일행과 회담을 가진지 2주 된 시점에 나온 것”이라며 소식통을 인용, “이번 회담은 전적으로 트럼프와 김정은 간 다음 회담을 계획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고, 북한은 여전히 미국으로부터 한국전쟁을 종식하는 평화협정이란 약속을 받을 때까지 어떤 것도 양보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8일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으로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받고 있다.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8일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으로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받고 있다. [뉴시스]

또 다른 소식통은 CNN에 “짧은 기간에 또 다른 정상회담을 추진해왔기 때문에 미국은 비핵화와 관련된 어떤 것도 진전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CNN에 따르면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있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또한 비핵화 협상에서 진전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한다. 협상에 가까운 또 다른 소식통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한 번에 포기할 것이라고 믿는 순진한 사람은 미 정부 내에서 없다고도 전했다.

CNN은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인 스티븐 비건이 다음 주 북한 측과 더 많은 예비 대화를 가질 예정이라며 이는 양국 정상회담에서 서명할 공동성명 초안을 작성하는 데 집중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비건은 북한의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를 이끌어내기 위한 인센티브로 한국과 일본으로부터 자금을 요청해 펀드를 조성,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시작할 때만 이 펀드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회유책으로 주한미군을 감축하려 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CNN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북한 문제를 담당했던 신미안보센터 에릭 브루어 펠로우는 “1차 정상회담에서 김정은이 한미 군사훈련 중단을 관철시킨 걸 기억해야 한다”며 “트럼프는 (훈련 중단으로) 많은 돈이 절약된다고 주장해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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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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