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황교안 출마 날 엇갈린 풍경…대선 지지율 1위 찍었지만 정치권 견제 본격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9일 자유한국당 2ㆍ27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황 전 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탄에 빠진 국민을 구하고 위기의 나라를 지켜내려면, 당 대표가 돼 동지 여러분과 함께 싸울 수 밖에 없다고 결심했다”는 출마의 변을 밝혔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빨간색 넥타이를 매고 100여명 지지자의 환호를 받으며 입장한 그는 “정권을 되찾기 위해 내년 총선 승리는 물론, 한국당을 압도적 제1당으로 만들겠다. 이를 위해 지금 시급한 과제는 자유 우파의 대통합을 이루고 당의 외연을 확대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기둥이 높고 튼튼해야 ‘빅텐트’도 만들 수 있다”고 말한 그는 강성보수인 ‘태극기 부대’에 대해서도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봉사하신 귀한 분들”이라며 문을 열어놨다.

황 전 총리는 강력한 대여 투쟁에 나설 뜻도 밝혔다. 그는 “건국 이후 처음으로 부모 세대보다 자식 세대가 가난할 것이라는 절망적 미래가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이 모든 고통과 불안의 뿌리에 문재인 정권의 폭정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덤에 있어야 할 386 운동권 철학이 21세기 대한민국의 국정을 좌우하고 있다”며 “올해 안에 소득주도성장, 탈원전을 비롯한 망국 정책을 반드시 폐기시키겠다. 정부가 끝내 망국의 길을 고집한다면, 주저없이 국민과 함께 거리로 나서 투쟁의 선봉에 서겠다”고 말했다.

또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많은 남북 대화가 이뤄졌음에도, 북한은 거듭된 핵ㆍ미사일 개발로 국제사회를 위협하고 있다. 비굴하고 불안한 평화가 아닌 당당하고 지속가능한 평화로 나아가야 한다. 북한의 핵무기를 머리에 이고는 평화로운 한반도로 나갈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발표된 리얼미터(오마이뉴스 의뢰)의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21~25일 전국 성인 2515 명 조사,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포인트)에서 황 전 총리는 전달보다 3.6%포인트 상승한 17.1%를 기록, 이낙연 총리(15.3%)를 제치며 오차범위 내에서 1위에 올랐다.(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보수 진영 인사가 선두를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대 출마 자격을 놓고 논란이 일었던 황 전 총리의 책임당원 여부 문제는 이날 오후 당 선관위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책임당원 자격을 부여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박관용 선관위원장은 “2017년 제19대 대선후보 경선 사례 등을 고려했다”며 황 전 총리에게 책임당원 자격을 주는 안건을 당 비대위가 의결해달라고 요청했다. 공을 넘겨받은 김병준 비대위원장도 당 선관위의 요청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내놨기 때문에 황 전 총리의 출마 자격 시비는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박관용 자유한국당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오른쪽)이 29일 국회에서 회의를 마친 뒤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관용 자유한국당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오른쪽)이 29일 국회에서 회의를 마친 뒤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황 전 총리의 주가가 오르는 만큼 당 안팎의 견제도 거세지고 있다. 출마를 앞둔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28일 페이스북에 “어느 한 분을 위해 원칙에 어긋나게 당헌ㆍ당규를 고치는 정당이라면 그 당은 민주 정당이 아니다”라고 비판한 데 이어, 이날도 “이 당이 도로 탄핵당, 도로 국정농단당, 도로 친박당으로 회귀하게 방치하는 것은 우파 세력에 죄를 짓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김무성 의원도 이날 한 토론회에서 “통합한다면서 줄서기가 시작됐다. 줄서기는 분열”이라며 간접적으로 황 전 총리를 공격했다.

황 전 총리가 자신의 업적으로 내세우는 2014년(당시 법무장관) 통합진보당 해산도 송사에 휘말렸다. 이날 김미희ㆍ김재연ㆍ오병윤 전 통진당 의원은 “법무부 장관으로서 직권을 남용해 헌법재판소가 독립적이지 않고 불공정하게 정당해산심판 사건을 처리하게 했다”며 서울 중앙지검에 황 전 총리를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발했다. 이에대해 황 전 총리는 “통진당은 헌법재판소가 1년 10개월 동안 충분한 심리를 통해 위헌성을 입증했다. 이 부분은 논란이 있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김미희 전 통합진보당 의원이 29일 황교안 전 총리를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소하기 위해 서울 중앙지검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김미희 전 통합진보당 의원이 29일 황교안 전 총리를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소하기 위해 서울 중앙지검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김준영ㆍ성지원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