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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이수용에 “예술단 공연은 수교 70년 경축 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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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다음달 말 북·미 2차 정상회담이 예고된 상황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북·중 결속을 국제사회에 보여줬다. 시 주석은 27일 부인 펑리위안(彭麗媛)과 함께 베이징 국가대극원에서 열린 북한 우호예술단 공연을 관람했다고 중국중앙방송(CC-TV)이 보도했다. 시 주석 부부는 공연이 끝나자 직접 무대에 올라 북한 예술단원들과 악수하고 기념촬영까지 했다고 CC-TV는 전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28일 1면 톱뉴스로 시 주석의 공연 관람을 보도했다.

북·미 정상회담 앞두고 결속 과시 #북 공연에 왕후닝 등 지도부 참석

중국 국가주석이 공식 외교 일정이 아닌 특정 단체의 예술 공연을 부부 동반으로 직접 관람하는 자체가 이례적이다. 시 주석의 공연 관람은 미국 등 국제사회를 향해 중국을 배제한 채 북한을 상대할 수는 없으며,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도 중국의 역할이 있다고 예고하는 대외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3년 전 북한 공연단의 방중 때는 이날과는 전혀 달랐다. 2015년 12월 현송월 단장이 이끌고 중국을 찾았던 북한 모란봉악단은 당시 중국 당국이 공연 내용을 바꿔 달라고 요구하자 이에 반발하며 전격 귀국해 양국 관계의 단면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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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날은 시 주석이 직접 북한 예술단 공연을 관람한 것은 물론 예술단 단장으로 온 이수용(당 국제부장)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을 만나 양국 관계를 재확인했다. 시 주석은 이 부위원장에게 “이번 공연은 중·북 양국의 중요 합의를 실천하는 문화교류 활동이자 수교 70주년 경축 활동”이라며 “양국 인민의 우호 감정을 증진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또 이 부위원장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자신의 안부를 전하고 “2018년 이래 김 위원장을 네 차례 만나 새로운 시기 양국 관계 발전에 중요한 공동인식을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는 북·중 수교 70주년으로 중국은 북한과 함께 양국의 중요 합의를 잘 실천해 양국 인민의 행복과 지역과 세계의 평화·안정·발전·번영에 적극적으로 공헌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북·중 문화 교류도 강조했다. 그는 “문화예술 교류는 중·북 관계의 특색과 전통이 풍부한 중요 구성 부분”이라며 “양국 우호의 민의 기초를 계속 굳건히 하고 전통적 우호를 계승해 사회주의 문화 건설에 적극적으로 공헌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날 공연은 전날에 이어 ‘북·중 우호는 영원하여라’는 가곡을 시작으로 ‘아리랑’ 등 북한 민요와 ‘창장(長江)의 노래’ 등 중국 가곡이 이어졌다고 CC-TV는 보도했다.

이날 공연에는 왕후닝(王滬寧) 정치국 상무위원, 딩쉐샹(丁薛祥)·쑨춘란(孫春蘭)·양제츠(楊潔篪)·황쿤밍(黃坤明)·차이치(蔡奇) 정치국 위원과 왕이(王毅) 국무위원 등 최고 지도부가 대거 참석했다. 북한 예술단은 28일 한 차례 더 공연을 갖고 귀국할 예정이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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