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앞두고…안성 젖소농가서 올 첫 구제역 발생

경기도 안성시 금광면의 한 젖소 농가가 28일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 당국은 해당 농가 반경 3㎞ 이내에 통제초소를 설치해 이동제한 조치에 들어갔다. 방역 관계자들이 이날 오후 농가 인근을 지나는 차량 방역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구제역 의심 신고가 된 경기도 안성시 금광면의 젖소 농가가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번 겨울 첫 구제역 확진 판정이다. 농식품부와 방역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경 안성의 한 농가에서 사육 중인 젖소 120마리 중 20여 마리가 침 흘림 등 구제역 증상을 보였다. 이에 경기 축산 방역 당국은 의심 신고 된 젖소 농가에서 시료를 채취해 정밀 검사했다. 그 결과 O형 구제역 양성반응이 나왔다. 구제역이란 소·돼지·염소·사슴 등과 같이 발굽이 2개인 동물(우제류)에게서 발생하는 급성 전염병을 의미한다.

O형 확진, 젖소 120마리 살처분 #방역당국 “농장 3㎞ 이동제한 #평택·용인 가축 긴급 백신 접종”

방역 당국은 해당 농가가 사육 중인 120마리를 모두 살(殺)처분하고 안성과 인접한 평택·용인 등 시군의 우제류 농가에 대해 긴급 백신 접종을 지시했다. 반경 500m 이내 8개 농장에서 사육 중인 500여 마리 우제류에 대해서는 예방적 살처분을 검토 중이다. 또 해당 농장 3㎞ 이내는 통제초소를 설치하고 이동제한 조치에 들어간다. 3㎞ 이내에는 농가 82곳이 소와 돼지 등 우제류 가축 4300여 마리를 사육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경기도를 비롯해 인접 지역인 충청남·북, 세종·대전을 대상으로 이날 오후 8시 30분부터 다음날인 29일 오전 8시 30분까지 24시간 동안 일시이동중지 명령을 발령했다. 우제류 가축이나 축산 관련 종사자 및 차량은 이 기간 이동이 중지되며 우제류 축산농장이나 축산 관련 작업장 출입 또한 금지된다. 구제역은 지난해 3월 26일과 4월 1일 경기 김포 돼지농장에서 A형 구제역 2건이 마지막으로 발생한 뒤 그동안 발병이 없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축산 방역 당국은 역학조사를 벌여 감염 경로 확인 등 원인분석에 나설 방침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3개 지자체 우제류에 대해 긴급 예방접종을 하는 등 구제역 추가 발병을 막기 위해 차단 방역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방역 당국이 이처럼 긴급 대책에 나선 것은 구제역이 치사율이 최대 55%에 달하는 무서운 전염병이기 때문이다. 특히 구제역 바이러스는 전염성이 매우 강한 특성이 있는데 공기를 통해 호흡기로 감염된다. 따라서 무리에서 한 마리가 감염되면 나머지 가축 모두가 급속하게 감염된다. 특히 역대 최악의 가축 전염병으로 불리는 2010년~2011년 구제역 사태의 악몽이 남아 있다. 2010년 11월부터 2011년 5월까지의 구제역 사태로 당시 소와 돼지 총 347만9962마리가 살처분됐다.

농식품부 김대균 구제역방역과장은 “구제역 발생 위험이 높은 기간 동안 일반인의 축산농가 방문을 자제하고 축산농가는 농장 내·외부 소독을 매일 실시하며 외부인·차량 통제, 울타리 보수, 축사 동별 전용 장화 사용 등 차단 방역에 최선을 다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