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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조 논란 '한국판 CES'...美 CES 간 기업 10%만 참여한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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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2019가 열렸던 미국 라스베이거스 샌즈 엑스포 전시관. [박민제 기자]

CES2019가 열렸던 미국 라스베이거스 샌즈 엑스포 전시관. [박민제 기자]

이른바 ‘한국판 CES(소비자가전전시회)’에 참여하는 기업이 실제 CES 참여 기업 중 10%가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주도로 행사가 급하게 진행되면서 기업 참여도가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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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진흥회)는 오는 29일부터 31일까지 3일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한국 전자IT산업융합 전시회’가 열린다고 27일 밝혔다. 진흥회는 “CES 2019 참여기업과 함께 글로벌 전자산업의 흐름을 공유하기 위한 자리”라며 “올해 CES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은 우리 기업들의 혁신 기술과 제품을 국민에게 공개해 직접 보고 체험함으로써 혁신성장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29일부터 사흘간 CES 리뷰 형식의 쇼가 열리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중앙포토]

29일부터 사흘간 CES 리뷰 형식의 쇼가 열리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중앙포토]

 하지만 기업들의 참여가 저조해 당초 전시회를 연 취지에 부합하냐는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진흥회에 따르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8~11일(현지시간) 열린 CES에 참가한 한국 기업은 총 317개다. 이중 이번 전시회에 참가하는 기업은 35개로 전체중 11%에 불과하다. 대기업 중에는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네이버랩스 등 4곳, 중견기업 중에는 코웨이 1곳이 참여한다. 유진로봇,길재소프트 등 중소기업도 일부 참여한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 홈페이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 홈페이지

 업계 안팎에선 정부 주도로 급하게 행사를 밀어붙이다 보니 생긴 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전시회는 공식적으로 진흥회와 CES에 참가한 중소기업 일부가 아이디어를 내 시작한 것으로 돼 있다. 하지만 청와대 등 정권 핵심에서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면 CES가 끝난 지 불과 2주 만에 한국 기업들만 모아서 전시회를 여는 게 불가능했을 것이라 보는 시각도 있다. 전시회에 참가하는 한 중소기업 대표는 “청와대 관련 행사라는 뉘앙스로 여러 경로로 물어와 참여하게 됐다”며 “전시회는 보통 두세달 전부터 준비해도 준비가 미흡하다는 소리를 듣는데, 일주일 만에 전시회에 부스를 차리라고 하니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 홈페이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 홈페이지

전시회 홍보 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전시회가 열리는 DDP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27일(오후 4시 기준)까지 전시회와 관련한 어떤 내용도 올라오지 않고 있다. 이틀 뒤에 전시가 열리지만 공지사항뿐만 아니라 예정 프로그램에도 아무런 공지가 없는 상태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무리하게 준비했는데, 흥행마저 실패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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