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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만족한다" 하루뒤 北 "제재 고집은 정신분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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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김영철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북미고위급회담대표단을 만나 워싱턴 방문 결과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4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김영철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북미고위급회담대표단을 만나 워싱턴 방문 결과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4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방미 결과를 보도한 지 하루 만에 미국을 향해 강도 높은 공세에 나섰다.

김정은, 김영철 방미 특사단 '만족감' 표시 #하루 만에 강도 높은 공세 왜

북한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25일 "조미(북미) 협상이 반년 동안이나 공회전하면 교착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은 바로 허황한 '선 비핵화 후 제재 완화' 주장 때문"이라며 "최근 국제사회에서 더이상 존재명분이 없는 대조선(대북)제재를 해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날이 갈수록 높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아직까지도 비핵화가 실현될 때까지 제재 압박을 계속해야 한다고 고집하는 자들은 하나같이 조미관계 개선과 조선(한)반도의 정세안정을 두려워하는 자들뿐"이라고도 했다.

이날 다른 선전매체 메아리도 '우리에게는 백년이고 천년이고 그 어떤 제재도 통하지 않는다'는 북한 대외경제성 과장 라금철의 글을 게재했다.

라금철은 "싱가포르 수뇌상봉 이후 조미 협상이 반년 동안이나 공회전하며 교착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은 다 그 허황한 '선 비핵화, 후 제재 완화' 주장 때문에 아니었나"라며 "비핵화가 실현될 때까지 제재 압박을 계속해야 한다고 고집하는 자들은 하나같이 조미관계 개선과 조선반도의 정세안정을  두려워하는 정신분열증 환자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또 "대조선 적대시 정책과 관계개선, 비핵화와 제재가 절대로 양립될 수 없다는 것은 삼척동자에게도 자명한 이치"라며 "자력자강의 위용을 떨쳐가는 우리에게는 백년이고 천년이고 그 어떤 제재도 통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에 제시된 내용을 토대로 제작된 선전화가 새로 나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4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에 제시된 내용을 토대로 제작된 선전화가 새로 나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4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이 같은 강도 높은 공세는 전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김 부위원장 일행으로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난 출장보고를 받고 다가올 2차 조미 수뇌 상봉에 '만족감'을 표시했다는 조선중앙통신 보도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또 이전에는 비핵화 조치를 했으니 상응조치를 내놓으라는 식의 보도가 주를 이뤘는데 이날은 "허황한 '선 비핵화 후 제재 완화' 주장 때문에 협상이 교착된 것"이라며 기존의 비핵화 '프레임' 자체를 문제 삼았다. 그러면서 "대조선 제재 해제"라는 요구사항을 분명히 했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이 향후 미국과의 협상에서 어떤 전략을 갖고 임할지 단면을 보여준다"며 "비핵화 조치에 따른 제재 완화라는 동시행동 원칙'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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