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외면에 쪼들리는 北···무역적자 사상 첫 20억달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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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지난해 10월15일부터 북한산 석탄과 철·수산물 등을 전면 수입 금지한다고 밝힌 14일 밤 해당 품목을 합법적으로 중국에 수출할 마지막 시한까지 수출물량을 보내려는 북한의 무역차량이 북·중 접경지대인 단둥 시내에 줄을 잇고 있다. 사진은 단둥해관 앞 도로를 점령한 북한 트럭. [단둥=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지난해 10월15일부터 북한산 석탄과 철·수산물 등을 전면 수입 금지한다고 밝힌 14일 밤 해당 품목을 합법적으로 중국에 수출할 마지막 시한까지 수출물량을 보내려는 북한의 무역차량이 북·중 접경지대인 단둥 시내에 줄을 잇고 있다. 사진은 단둥해관 앞 도로를 점령한 북한 트럭. [단둥=연합뉴스]

북한이 점점 쪼들리고 있다. 국제사회의 전방위적인 대북 제재로 대중(對中) 무역 의존도가 절대적이었는데, 이마저도 최악의 상황을 면치 못하면서다.

북중 무역수지 적자 20억 달러 첫 돌파 #지난해 중국 대북제재 본격화 여파 #경제난에 김정은 올초 4차 방중 감행 분석도

IBK북한경제연구센터는 지난해 북한의 대중 무역수지가 20억451만 달러로 북중 간 무역 규모가 공개되기 시작한 1998년 이래 최대치 적자폭을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전년도(2017년)에 16억839만 달러 적자폭으로 기록을 갱신했던 북한이 1년 만에 4억 달러의 적자를 더하면서 중국과의 무역수지가 더욱 악화된 것이다.

북중 무역거래를 기록한 중국해관총서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대중 수입은 22억1765만 달러인 데 반해 대중 수출은 2억1314만 달러에 그쳤다. 2억1314만 달러는 2001년 이후 가장 적은 수출액으로, 전년에 비해서도 87.6%나 감소한 수치다. 수입에 비해 수출 규모가 확 줄면서 최대치 적자폭을 기록했다.

북한의 대중 무역수지 적자가 20억 달러를 돌파한 건 사상 처음있는 일이다.
1998년~2004년까지는 무역 적자가 2~4억 달러 수준을 유지하다 2005년부터 5억 달러를 넘겼고, 2008년 12억7000만 달러, 2010년 10억8000만 달러 등 2017년까지 모두 세 차례 10억 달러가 넘는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가운데)이 4차 방중을 통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 국면을 활용해 제재 완화와 경제 원조를 노린다는 분석이 나온다.[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가운데)이 4차 방중을 통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 국면을 활용해 제재 완화와 경제 원조를 노린다는 분석이 나온다.[연합뉴스]

IBK연구센터는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중국의 대북 제재로 무역수지 적자폭이 커진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중국 상무부는 지난해 2월 유엔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북한의 최대 수출품인 석탄을 수입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으며, 8월과 9월에는 광물과 수산물, 섬유제품의 전면 수입 금지를 명령하는 공고문을 냈다.

북한의 대중 수입도 제재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대비 차원에서 2017년엔 생필품 등 일반 소비재 수입을 할 수 있는만큼 늘렸다. 그 결과 당시 대중 수입은 2014년 35억2136만 달러에 육박한 33억3177만 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대북거래 자체가 위축되며 22억1765만 달러로 대폭 줄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이 밝자마자 4차 방중(1월7~10일)을 감행한 것도 가중되는 경제난과 무관치 않았을 것이란 지적이다. 김 위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제재 완화라는 미국의 '상응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경제 지원을 요청했을 거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송재국 IBK북한경제연구센터 연구위원은 "향후 대북제재가 완화되더라도 무역수지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북한의 외화난이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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