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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원 "목포 절대 안 떠나. 재단소유 건물, 국가 기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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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손혜원 의원이 23일 전남 목포 역사문화거리 박물관 건립 예정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손혜원 의원이 23일 전남 목포 역사문화거리 박물관 건립 예정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재단 소유 박물관 예정지서 직접 해명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손혜원 의원이 23일 전남 목포에 있는 재단 소유 부동산을 모두 국가에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손 의원은 “국민을 속이는 가짜뉴스 대신 라이브로 모든 질문에 제가 답하는 시간을 갖겠다”며 기자간담회를 자청했다.
손 의원은 이날 목포 구도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투자 의혹과 관련한 사안들에 대해 직접 해명했다. 간담회가 열린 나전칠기박물관 건립 예정지를 비롯한 부동산 기부도 공언했다. 손 의원의 남편이 이사장인 ‘크로스포인트 문화재단’이 목포에 소유한 부동산은 총 10채(14필지)다.

23일 목포 구도심 기자회견서 밝혀 #부동산 투기 의혹에 조목조목 반박 #백지신탁·주택대출 등은 대답 회피

손 의원은 “목포 발전을 생각한다면 현재 소유한 건물을 기부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네, 할 겁니다. 크로스포인트 재단이 소유한 부동산을 국가에 기부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손 의원은 “목포시나 전남도의 태도를 취할지를 보고 기부처를 결정할 것”이라며 “절대로 목포를 떠나지 않겠다”고 말했다.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손혜원 의원이 23일 전남 목포 역사문화거리 박물관 건립 예정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손혜원 의원이 23일 전남 목포 역사문화거리 박물관 건립 예정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투기 의혹·이해충돌 등 질문 쏟아져 

손 의원은 또 부동산 투기 의혹 질문에는 “개인적 이득을 보기 위한 일이 아니었다”고 했다. “목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간담회를 연 이 건물 때문이다. 처음부터 이걸 사서 수리한 뒤 컬렉션을 만들어 목포시나 전남도에 드리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해충돌 방지’에 대한 질문에는 “이제 그건 그만 질문해라”며 조카에게 적법하게 증여해서 목포에 와서 살고 있기 때문에 조카는 목포 주민이다. 젊은이가 열심히 일해서 먹고 살면 되는 거지 내가 이익을 가져가는 게 아니지 않느냐. 이게 어떻게 이해충돌이 되느냐”고 했다. 본인이 이득을 얻는  게 없기에 이해충돌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손 의원은 법인(크로스포인트인터내셔널) 주식 백지신탁이나 주택 매입 시 대출 관계 등에 대해서는 “검찰 조사를 통해 밝히겠다”며 대답을 피했다.

손 의원은 간담회를 시작하며 “왜 왜곡된 기사로 세상을 시끄럽게 만들어 전 국민을 소모전으로 밀어 넣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뉴스에서 여러분이 궁금하다고 하는 것들에 대해 최선을 다해 설명했다”며 “그런데 해명은 나오지 않고 거의 계속 또 다른 왜곡보도가 나온다”고 말했다.

목포 원도심 투기의혹을 받고 있는 손혜원 의원이 매입한 박물관 희망 부지의 내부 모습 일부. 프리랜서 장정필

목포 원도심 투기의혹을 받고 있는 손혜원 의원이 매입한 박물관 희망 부지의 내부 모습 일부. 프리랜서 장정필

국가 전체 시끄럽게 해 국민에 죄송

아울러 손 의원은 “저 정도 되는 초선 의원과 관련한 정말 얘깃거리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국가 전체를 시끄럽게 만드는 것에 대해 국민에게 죄송하다”며 “저는 이제는 언론하고 싸울 마음이 없다”고 덧붙였다.

주민들 ‘갑론을박’ 시끌…경찰·119도 출동
이날 간담회가 열린 목포 원도심 거리는 주민과 지지자, 취재진으로 가득 차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서로 의견이 다른 시민과 외지인 등이 각자의 견해를 주장하다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인파가 몰리면서 경찰과 119도 배치됐다. 구급대원들은 구급장비를 등에 멘 채 현장을 지켰다.
시민들 사이에선 “손 의원은 원도심 발전을 내세우며 결국 자기 배불리기를 하려고 했던 것”이라는 주장부터 “손 의원이 다 죽어가는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은 것이 뭐가 잘못이냐” 등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23일 손혜원 의원이 기자간담회를 한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거리에서 한 시민이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기한 시민단체회원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23일 손혜원 의원이 기자간담회를 한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거리에서 한 시민이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기한 시민단체회원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주민 최백근(71)씨는 “손 의원이 정말 선의였다면, 자신과 주변인이 문화재 거리 건물을 매입할 게 아니라 (원주민을 중심으로 한) 조성에만 힘을 쏟았으면 됐다”고 했다. 또 다른 주민은 “손 의원이 여기서 뭘 갖고 가겠나. 그저 도움을 주려고 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간담회가 후 일부 시민은 “사랑합니다” “파이팅”을 외치며 “손혜원”을 연호하기도 했다.
 주민 사이에서는 “검찰 수사가 시작된 만큼 이제 차분히 지켜보자”는 이야기도 나왔다. 손 의원 투기 의혹 여부를 떠나 문화재 거리 일대에서 추진 예정인 500억 원대 규모의 근대역사문화공간 사업의 차질을 우려했다. 한편 정부와 전남도, 목포시는 이번 투기 의혹에도 근대역사문화공간 조성사업을 예정대로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목포=최경호·김호·이가영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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