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중국은 뭘 살까? 소비 시장을 이끄는 세 가지 트렌드는

중앙일보

입력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13억의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은 이제 '세계의 공장'이라는 타이틀을 넘어 '세계 최대 소매시장' 미국을 위협하는 소비 대국으로 성장했다.

중국 소비시장을 이끄는 새로운 변화 #①新중산층 ②1코노미 ③신소매 #中 공략하려면 품질은 기본 #고급 디자인으로 브랜드 가치 높여야

최근 10년간 중국의 소매 판매는 연평균 13.8% 증가했다. 알리바바, 징둥닷컴 등 전자상거래 업체의 선전은 소매 시장 성장의 주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중국의 소비재 수입시장 규모는 2017년 이미 1조 위안(약 165조 5900억원)을 돌파하는 등 큰 성장세를 보여 왔다.

[출처 이매진 차이나]

[출처 이매진 차이나]

미·중 무역 전쟁 여파로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는 있지만, 소비 확대를 위한 정부의 의지도 강하다. 중국 정부는 경제성장 패러다임을 투자와 수출 중심에서 소비주도 성장정책으로 전환했고, 시진핑 주석은 소비 수요 창출을 통한 내수 시장 확대를 위해 각종 개혁, 감세 정책, 산아제한 완화 등을 실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수입 관세 인하 등 시장개방 조치와 함께 소득세 인하와 같은 소비 수요 창출 정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중국의 소비시장에는 최근 다양한 트렌드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중국의 소비시장을 이끄는 새로운 변화를 ①新중산층 ②1코노미 ③신소매, 이렇게 3가지로 분석했다.

소비계층 측면에서는 우선 이른바 新중산층이 소비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순소득이 10만~50만 위안(약 1655만~8279만원)이거나 20만~500만 위안(약 331만~8억 2800만원) 정도의 투자 자금을 보유한 소비 계층으로 숫자로는 약 2억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의 특징은 기존 중산층보다 높은 학력과 안정된 직업을 갖고 있으면서 급여 외에도 부동산 임대료, 금융 투자 소득 등 부수입원을 갖고 있어 구매력이 높다는 점이다. 연령대로는 바링허우(80後, 1980년대 생), 주링허우(90後, 1990년대 생)가 이들 新중산층의 72.3%를 차지하고 있다.

新중산층이 제품을 구매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품질(82%), 시간절약(78%), 그리고 가성비(74%)다.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고 삶의 질 향상에 관심이 많다는 것이 이들의 특징이다.

[출처 무역협회]

[출처 무역협회]

동시에 경제력을 갖춘 실버세대도 주요 소비자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도 고령화에 따라 노인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데, 이들의 소비력 또한 점차 커지고 있다. 2020년에는 중국 전체 GDP 가운데 노인 인구의 잠재소비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10.8%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60세 이상 인구 가운데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의 비중도 점차 늘고 있어 이들을 위한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1인 가구 급증에 따라 ‘1코노미’ 시장도 주요 소비시장으로 부상했다. 중국의 1인 가구는 2025년에 1억 가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들의 소비는 간편, 소형, 맞춤, 엔터테인먼트 소비에 집중되고 있어 소형가전 등 관련 시장 규모도 크게 성장하고 있다.

1인 가구 소비패턴은 간편, 소형, 맞춤, 엔터테인먼트 소비로 요약할 수 있다. 이들은 간편 가정식, 편의점 도시락, 배달서비스 등 간편하고 시간 효용성이 높은 식품을 선호하고 공간적 제약 때문에 작고 슬림하면서도 디자인과 성능이 뛰어난 제품을 선호한다.

[출처 무역협회]

[출처 무역협회]

또 온·오프라인 융합과 물류, 첨단기술(빅데이터, AI 등)을 접목한 신소매(新零售, new retail)가 등장하면서 새로운 소비 생태계가 형성됐다.

빅데이터 등 소비자 분석 툴을 통해 고객 맞춤형 제품을 제공하고 손쉽게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소비의 만족도를 크게 제고하는 등 신소매는 소비 트렌드의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 알리바바, 텐센트 등 선도기업들은 이미 관련 사업에 대규모 투자도 시행하고 있어 향후 신소매 소비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출처 무역협회]

[출처 무역협회]

그렇다면 중국 바이어가 꼽은 한국 제품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지난 달 발표한 '중국 바이어가 본 한국 소비제품 경쟁력 및 대응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바이어들은 한국 기업이 고급화된 디자인으로 중국 소비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무역협회가 중국 바이어 24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이들은 한국제품의 경쟁력으로 디자인(18.7%)을 으뜸으로 꼽았다. 이어 품질(17.4%), 기업의 신뢰도(16.5%) 등의 답변이 뒤따랐고 가격경쟁력(10.9%)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했다.

[출처 이매진 차이나]

[출처 이매진 차이나]

한국 제품을 중국의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판매하는 한 바이어는 "한국 상품은 디자인이 예쁘다는 경쟁력을 가지고 있지만, 포장 등 디테일한 부분에서 일본 상품에 비해 떨어진다. 유럽, 미국 제품들은 프리미엄 브랜드 가치를 가지고 있지만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한국 제품=프리미엄"이라는 인식은 없다"며 "한국 제품이 생명력을 갖기 위해서는 프리미엄 상품으로서 브랜드 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봉걸 연구위원은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한국 제품은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선진국보다 뒤처진다고 평가한다"며 "품질에 대한 평가에서 중국 제품보다는 앞서고 있지만, 그 격차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향후 중국 시장에서 가장 유망한 한국 제품으로는 화장품(23.9%), 식품(15.6%), 미용용품(13.1%), 유아용품(8.5%) 등을 꼽았다. 특히 유아용품 시장은 한국 기업이 가장 주목해야 할 분야로 분석된다.

[출처 핑크퐁]

[출처 핑크퐁]

종합쇼핑매장에서 근무하는 또 다른 바이어는 "최근 중국 정부의 '한 자녀 정책'을 폐기하며 유아용품 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라며 "한국의 유아용품의 경우 디자인이 아기자기하고 예쁘기 때문에 향후에도 중국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중국 소비시장은 앞으로 미국시장을 넘어 세계 최대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우리 기업들은 국제 전시회나 상담회 등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널리 알리는 한편 정부와 유관기관들이 한·중 간 우호적 통상환경을 조성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이나랩 김경미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