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파 진행" "친박 수혜"…나경원·김어준 방송 내내 설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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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왼쪽)와 방송인 김어준씨. [뉴스1]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왼쪽)와 방송인 김어준씨. [뉴스1]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방송인 김어준씨가 18일 방송에서 신경전을 벌였다. 김씨가 진행하는 tbs라디오 방송을 통해서다. 두 사람의 설전은 이날 방송 내내 이어졌다.

“약속 지켰다” vs “한 달 동안 지키지 않았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오종택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오종택 기자

두 사람은 방송 초반부터 티격태격했다.

김씨는 나 원내대표를 “오랫동안 고정 출연하다가 (원내대표) 당선 후 발길을 끊은 분이다. 그것도 잠깐 나오셨다”고 소개했다. 나 원내대표가 “김씨와 당선되면 출연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오늘 나왔다”고 하자 김씨는 “하지만 그 약속을 한 달 가까이 지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그동안 라디오 출연을 안 했다”고 맞받았고, 김씨는 “한 달동안 몇번이나 바꾸셨다. 어쨌든 늦었지만, 당선 축하드린다”고 했다.

“또 디스” vs “역으론 칭찬”

김씨가 “언론에서 ‘친박이 밀어줘서 (원내대표에) 됐다’는 말이 있다”고 하자 나 원내대표는 “뭘 갑자기 또 친박이냐”고 발끈했다. “친박 말고 양쪽을 아울러 설득해 당선된 것 같다”는 나 원내대표 말에 김씨는 “그렇게 설득력이 좋으셨냐. 인기도 좋고?”라고 물었다. 나 원내대표는 “결국은 오랜만에 나왔는데 또 디스를 하신다”고 했다. 김씨는 “디스라니. 역으론 칭찬이다. 압도적 표차로 이겼다”고 했다.

“입증해라” vs “편파방송”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전남 목포 투기 의혹에 휩싸인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관련 대화에서도 두 사람의 신경전은 이어졌다.

김씨는 “한국당이 이번 사건을 ‘초권력형 비리’라고 하는데 무슨 뜻이냐”고 질문을 던졌다.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와) 친한 분이 한 거니 초권력형 비리라고 할 수 밖에 없지 않나”라고 했다. “그 사익에 김 여사 사익이 같이 있을 때나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것 아니냐” “김 여사가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것이냐”처럼 김씨가 질문을 연이어 던지자 나 원내대표는 “아니다” “자꾸 그렇게 몰아 가지 말라. 저희가 말한 것은 그런 의도가 아니다”라고 했다.

김씨의 “(한국당의 주장을) 입증해라”는 말에 나 원내대표는 “그걸 왜 자꾸 그렇게 몰고 가냐”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어 “청와대가 예민하게 대응하는 게 굉장히 이상하다. 의아하다”며 “당의 주장은 ‘(손 의원이) 보통 초선 의원과는 다른 분’이라고 말한 것이다”이라고 설명했다.

손 의원 관련 대화가 계속 이어지던 중 나 원내대표는 방송의 공정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김씨가 “손 의원과 각을 세울 생각은 없냐”고 하자 나 원내대표는 “자꾸 그렇게 유도하니 편파방송이라는 얘기를 듣는 것”이라며 “자꾸 그렇게 편파방송하면 이제 안 나온다”고 엄포를 놨다. “공평하게 해달라”는 나 원내대표 말에 김씨는 “대표님 주장도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맞받았다.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나와달라”는 요청에 나 원내대표는 “바쁜데도 약속을 지키러 나왔다. 근데 프로그램이 공정성을 지켜주지 않으면 (힘들다)”이라며 “한국당에 조금 더 편파적으로 해주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똑같은 기회를 드린다”고 했다.

김씨가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이렇게 주고받는 인터뷰를 해달라. 다른 데는 가지 말아라”고 하자 나 원내대표는 “여기 나가면 손해라고 자꾸 그래서 안 나온다”고 했다. 김씨는 “제가 훨씬 더 (손해)”라며 “저보다 말을 많이 하시지 않냐. 자주 나와달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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