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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12년만 최대 요금 인상 왜…글로벌 OTT전쟁 '실탄' 마련 나섰다

중앙일보

입력

세계 최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넷플릭스가 서비스 출시이후 12년 만에 요금을 가장 큰 폭으로 올린다고 발표했다. 올해 디즈니·애플 등 경쟁 글로벌 거인들이 자체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트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예정인데 이에 본격적으로 맞서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넷플릭스는 13~18%의 서비스 이용료 인상 방안을 발표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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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의 요금제는 총 3가지로 단순하다. 한 명만 접속 가능한 베이직 요금제(월 8달러·약 8900원), HD급 화질로 2명이 동시 접속 가능한 스탠다드 요금제(월 11달러·약 1만2300원), UHD급 화질로 4명까지 접속 가능한 프리미엄 요금제(월 14달러·약 1만5600원)가 있다. 이번 요금 인상으로 베이직 요금제는 1달러 비싼 9달러(약 1만원)로, 스탠다드·프리미엄 요금제는 각각 2달러 올린 13달러(약 1만4500원), 16달러(약 1만7900원)로 오르게 된다. 소비자들은 이 중에서 스탠다드 요금제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넷플릭스는 가장 최근에는 2015년과 2017년에도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새 요금은 미국과 북중미·남미 등 40여개 서비스 국가의 신규 가입자들에게 우선 적용될 예정이다. 넷플릭스는 미국에서 5800명, 미국 이외 지역에서 7900만명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넷플릭스 측은 "요금 변동은 국가별로 다르게 적용되는데 이번 요금 인상안은 한국에는 적용되지 않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는 베이직·스탠다드·프리미엄 요금제가 각각 월 9500원, 1만2000원, 1만4500원이다. 당장 가격 인상은 없을 예정이라고 하지만 국가별 이용자들의 형평성과 투자 계획 등을 고려해 국내 서비스 요금도 머지않아 오를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국내에서 넷플릭스처럼 방송·영화 콘텐트를 제공하는 '푹'은 월 1만900원~1만8900원, '티빙'은 월 5900원~1만5900원선에서 이용할 수 있다.

넷플릭스에서 이달중 공개하는 국내 첫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에서 이달중 공개하는 국내 첫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 [사진 넷플릭스]

업계에서는 넷플릭스의 이번 요금 인상이 예상된 수순으로 본다. 올해 본격적으로 막이 오르는 오리지널 콘텐트 경쟁에서 승부를 보기 위해서 '총알'을 장전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2019년 글로벌 OTT 시장은 디즈니·애플·AT&T 등이 출사표를 던진데다 아마존·HBO 등도 투자 규모를 크게 늘리면서 경쟁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2017년 돌연 넷플릭스에 콘텐트 공급 중단을 선언한 디즈니는 올 1분기 중 자체 OTT 서비스인 '디즈니 플러스'를 출시한다. 디즈니는 미국 3대 방송사인 ABC, 스포츠 전문채널 ESPN, 픽사, 마블 스튜디오 등을 보유하고 있다. OTT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 영화 스트리밍 서비스 '훌루'를 인수하기도 했다. 훌루의 전 세계 가입자 수는 2500만명 수준이다.

미국 2위 통신 사업자인 AT&T는 기존에 보유한 HBO·CNN 등을 보유한 타임워너를 인수하는 등 모바일·IPTV 인프라에 콘텐트 경쟁력까지 갖춰 OTT 시장에 진출한다.

구독자를 놓치지 않기 위해 넷플릭스 등 기존 OTT 사업자들은 콘텐트 제작에 경쟁적으로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만 80억 달러(약 9조원), 아마존과 애플은 각각 50억 달러(약 5조6000억원), 10억 달러(약 1조1200억원)를 투자했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TV 플랫폼보다 유연하고 글로벌 대응이 가능한 OTT 사업자들이 플랫폼 사업에 만족하지 않고 주류 콘텐트 기업으로 자리 잡으려고 한다"며 "넷플릭스가 경쟁사들의 공세에 대비해 올해도 전년 대비 50% 늘어난 수준의 투자를 단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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