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으론 드물게 특목고 25명 입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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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여중은 종교재단이 운영하는 학교인만큼 권영택(52) 교장의 이력과 학교 경영관도 특이하다.

철학박사로 경주 위덕대 불교학과 교수이자 불교 진각종 교직자인 권 교장은 삼씨파종(맑은 말씨.바른 솜씨.밝은 마음씨를 심어)과 삼사실천(인사.봉사.감사행의 실천으로)으로 삼무실현(학생들은 따돌림.폭력.거짓을 없애고,교사들은 촌지.편애.불신을 없애)과 삼덕완성(진.선.미)을 이루자는 것을 학교 경영의 목표를 정해 놓고 있다. 이를 위해 학생들 상호간, 사제간 인사 잘하기 운동과 봉사.감사하는 마음을 일상화하고 있다. 권 교장은 "이같은 교육 목표를 실천하면서 학생들이 항상 밝게 생활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학력 신장을 위해 매일 오전 8시 30분부터 40분까지 10분간 생활영어 방송을 한다. 방송은 해외 유학 경험 등 영어 회화에 능통한 재학생이 직접 담당하며 학교측은 교재를 만들어 모든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영어 수업의 경우 수업 시간의 80%는 원어로, 20%는 한국말로 진행할 정도로 학생들의 외국어 구사 능력이 뛰어나다. 실제 진선여중은 올해 여중으로는 드물게 대원외고 6명 등 특목고에 25명을 입학시키는 쾌거를 이뤄 주위를 놀라게 했다. 수학 성적이 부진한 학생들은 방학후에 기초과정부터 교육을 시키고 있다. 학생들 호응이 좋아 2학기부터 개설 과목을 확대할 방침이다.

독서 교육도 철저하다. 전교생에게 권장도서와 3년간 자신의 구독 도서 목록 작성.독후감 등을 기록할 수있는 '나의 독서나무' 제목의 노트를 한권씩 나눠준다. 그리고 매년 독후감 경시대회를 열고 다독상을 시상한다. 또 자신의 학업 능력과 적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진로 계획을 짤 수있는 탐색장을 한 권씩 배포해 활용토록 하고 있다. 탐색장에는 미래의 유망직종과 진로 진학 및 학습 고민 해결 관련 사이트 목록, 대학의 이색학과 등이 수록돼 있으며, 교사들은 탐색장을 활용해 학생들의 진로 상담을 하고 있다. 권 교장은 "탐색장은 고교는 물론 대학.사회인으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기초 설계를 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 주목적이다"며 "타임 캡슐처럼 먼 훗날에 중학교 시절을 회상할 수있는 자료도 될 것이다"고 그 의미를 설명했다. 이밖에 전교생에게 1년간 학사 일정이 상세히 수록돼 있는 달력을 만들어 나눠주고, 학내 중요 행사에 대해서는 학부모에게 핸드폰을 통해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고 있다.

교육정보도서관도 이 학교의 자랑거리다. 5000여권의 각종 도서가 비치돼 있으며 빔 프로젝트 등 첨단 시설을 갖추고 있어 이동 수업의 장(場)으로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 올해 강남교육청 지정 교육방법 혁신 연구학교가 돼 박응재 교감 등 3명의 교사가 이와 관련된 연구활동을 펼치고 있다.

학기초에는 학부모 설명회를 개최하고 2학기때에는 외부 강사를 초빙해 학력 신장법.자녀 생활지도.학부모의 역할 등에 대한 학부모 초청 연수회를 연다. 학부모들은 봉사단체인 연화회를 결성,수서복지관과 치매단기요양원 등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펼치는 것은 물론 어머니 급식 모니터링.사랑의 김장 담그기 등 자녀들의 학교 생활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어머니합창단은 정기 연주회를 열 정도로 수준급이다. 학교측은 올 여름 콘크리트 담장을 철거하고 대신 공원화 담장과 야생화 꽃길을 조성하는 한편 건물의 외부 도색을 새로하는 등 교정을 말끔히 단장할 계획이다.

권 교장은 "개교이래 학교와 학생.학부모 등 교육 당사자들이 서로 신뢰와 사랑을 바탕으로 교육에 임한 것이 결실기에 접어든 것 같다"며 "강남을 대표하는 명문중학으로 계속 발전할 수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진선중
= 대한불교 진각종 산하 학교법인 위덕학사가 1977년 현재의 역삼2동에 개교했으며 78년 회당학원으로 법인 명침을 변경했다. 국내 사교육 1번지인 대치동 은마.미도아파트, 역삼동 개나리아파트, 도곡동 도곡렉슬아파트 지역 자녀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30학급 1090여명이 재학중이며, 지금까지 1만67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이강이 서울대 가정대 교수,김소영 대법원 연구관, 탤런트 겸 대구대 교수인 박순애, 김혜림.음정희.이진 등이 이 학교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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