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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삼성, 5G 선도해달라” 이재용 “대표기업 의무 다할 것”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이낙연 국무총리(왼쪽)가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삼성전자 사업장을 방문해 이재용 부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 총리에게 5G 장비 생산현장을 안내하고 사업 현황을 설명했다. [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왼쪽)가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삼성전자 사업장을 방문해 이재용 부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 총리에게 5G 장비 생산현장을 안내하고 사업 현황을 설명했다. [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10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나 5G(세대) 이동통신의 세계 첫 상용화를 선도해 줄 것을 당부했다. 또 “최근 반도체 시장이 악화하고 있지만 삼성전자가 시련을 뚫고 수출에 기여해달라”고 말했다. 이 총리가 취임 후 4대 기업중 사업장을 직접 방문해 총수를 만난 것은 처음이다.

이 총리, 삼성전자 찾아 간담회 #“반도체시장 악화하고 있지만 #시련 뚫고 수출에 기여해달라” #“투자·일자리 부탁 안했다” 설명도

이 총리는 1시간 반 정도의 일정을 마친 뒤 “이 부회장에게 투자나 일자리 관련 당부는 안했다”며 “제 입에선 부담될 만한 말씀은 안드렸고, 다만 이 부회장이 때로 부담감도 느끼지만 국내 대표기업으로서 의무를 다하겠다는 말씀을 주셨다”고 밝혔다. 옆에 있던 이 부회장은 따로 관련 발언을 하지 않았다.

이 총리는 이날 오후 경기 수원시 삼성전자 본사를 방문해 5G 통신 장비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이 부회장 등 경영진과 40여분간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 이 총리의 이날 방문에는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등이 함께 했다.

이 총리는 반도체 얘기부터 꺼냈다. 이 총리는 “지난해 반도체가 1267억 달러를 수출했고, 반도체 수출을 통해 사상 최초 6000억 달러 수출 달성, 수출액 세계 6위 국가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반도체 수출 1267억 달러 달성은 누가 뭐래도 삼성의 역할이 절대적이었고, 메모리 반도체 1위라는 삼성의 위용이 다시 한번 발휘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세계 반도체 시장의 수요가 급감하면서 지난 4분기에 시장의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실적을 내놨다. 올해 상반기까지는 반도체 시장의 불황이 이어져 올해 수출액도 지난해에 못 미치는 1100억 달러 수준에 그칠 것이란 게 한국반도체협회의 전망이다.

이 총리는 이런 상황에 대해 “최근 반도체 수출의 전망이 밝지 않다는 우려가 크다”며 “삼성답게 (반도체 수출에 대한 우려를) 이른 시일 내에 이겨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 총리는 또 “대한민국은 5G 분야에서 세계 최초 신기록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며 “3월에 최초로 5G를 상용화는 만큼 걸맞은 통신 장비가 생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G 이동 통신에 약 180조원의 투자계획을 발표했고 5G를 미래 4대 성장사업 중 하나로 키우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재 글로벌 5G 통신 장비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2%대로, 중국의 화웨이(28%)나 핀란드의 노키아(27%) 등에 크게 뒤처져 있다.

이총리와의 면담에서 이 부회장은 “한 번 해보자는 마음을 다시 가다듬고 도전하면 5G나 시스템 반도체등 미래 성장산업에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중소기업과 함께 발전해야만 지속가능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상생 선순환을 이루도록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총리 “한일 미래지향적 관계 구축을”=한편 이 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한일 양국이 미래지향적 관계를 구축하는 데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한일 양국이 역사를 외면해도 안 되고, 역사에만 매달려 미래 준비를 소홀히 해도 안 된다”며 “역사의 부채는 그것대로 해결해 가면서 상호 자제 속에 한일 관계의 바람직한 미래를 위해 현명하게 대처해달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과거에는 한국이 국내 정치적 목적으로 국민의 반일 감정을 자극하고 이용한다는 비판적 시각이 일본에 있었지만, 요즘에는 일본 지도자들이 국내 정치적 목적으로 자국민의 반한 감정을 자극하고 이용하려 한다는 시각이 한국에 있다”며 “일본 지도자들이 이 사실을 알았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장정훈·위문희 기자 cc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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