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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말하고 김정은 받아적는 모습 강조한 중국 CC-TV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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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중 정상회담 자리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시진핑 주석의 말을 받아쓰는 모습이 중국 CCTV에 방송됐다. [사진 CCTV]

북·중 정상회담 자리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시진핑 주석의 말을 받아쓰는 모습이 중국 CCTV에 방송됐다. [사진 CCTV]

 베이징 인민대회당 북문 영상에 이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북·중 국기 앞에서 굳은 표정으로 악수한다.
중국중앙(CC)방송이 10일 오전 7시(현지시간) 10여분 분량으로 보도한 김정은 위원장의 3박 4일 방중 일정 영상의 첫 장면이다. 오늘 오후 3시경으로 예상되는 북한 조선중앙방송의 방송에 앞서 CC-TV 카메라가 잡은 김 위원장의 3박 4일 일정의 특징을 살폈다.

중국 CC-TV가 보도한 환영만찬장의 김정은 부부 모습 [CC-TV 캡처]

중국 CC-TV가 보도한 환영 만찬장 공연자들과 기념촬영하는 북·중 정상 부부 [CC-TV 캡처]
중국 CC-TV가 보도한 9일 부부 오찬장의 양국 정상 부부. 베이징호텔 18층 베이징팅이다. [CC-TV 캡처]
중국 CC-TV가 보도한 9일 부부 오찬장의 양국 정상 부부. 베이징호텔 18층 베이징팅이다. [CC-TV 캡처]
중국 CC-TV가 보도한 환영만찬장의 시진핑 부부 모습 [CC-TV 캡처]
중국 CC-TV가 보도한 퉁런탕 제약 공장을 시찰 중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CC-TV 캡처]
 9일 북중 정상 부부 오찬장에서 양국 정상이 지난해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 기념 화보집을 감상하고 있다. [CC-TV 캡처]

인민대회당 동대청에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 영상이 보도의 절반 이상 차지했다. 특히 김 위원장이 시 주석의 발언을 받아 적는 장면을 의도적으로 부각됐다.
 배석자는 지난해 3월 1차 방중과 비슷하면서도 약간 변화가 포착됐다. 북한 측은 김 위원장 좌우로 김영철 통일전선부장과 여성 통역 옆으로 이수용 국제부장이, 김영철 옆으로 이용호 외무상이 배석했다. 1차와 동일하게 외교라인만 배석시켰다. 중국 측은왕후닝(王滬寧) 상무위원이 시 주석 옆에 배석했고 양제츠(楊潔篪)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 딩쉐샹(丁薛祥) 중앙판공청 주임, 왕이(王毅) 외교부장, 쑹타오(宋濤) 중앙대외연락부장이 배석했다. 1차 회담에 배석했던 황쿤밍(黃坤明) 중앙선전부장이 빠졌다. 격을 낮춘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환영 만찬 부분도 짤막하게 처리했다. 지난해 3월 리커창(李克强) 총리,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이 참석했던 것에 비하면 환대 수준이 크게 내려갔다. 외신들이 예상했던 김 위원장의 생일 축하 언급도 케이크도 보이지 않았다. CC-TV는 금색 식기와 와인잔이 놓인 만찬 테이블의 김 위원장, 시 주석 부부와 만찬사 장면만 짧게 전했다. 이어 공연 진과 기념 촬영하는 장면이 방송을 탔다. 지난해 3월 만찬사의 내용과 만찬장 배석자의 모습을 일일이 클로즈업했던 것과 비해 간소한 처리다. 김 위원장의 방중이 잦아지면서 중국의 의전 역시 바뀐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CC-TV는 김 위원장의 지난해 3월 1차 방중을 14분 7초, 2차 7분 11초, 3차 3분 4초로 점차 간단하게 보도했다. 이번 4차 방중은 11분 정도로 다시 길어졌으나 지난해보다 다소 사무적인 분위기가 짙었다.
9일 퉁런탕(同仁堂·동인당) 공장 시찰 장면에서는 김일성과 같이 중절모와 검은 롱코트 차림의 김 위원장이 관계자에게 질문하는 장면을 전했다. 중국 측 수행자도 차이치(蔡奇) 베이징 당서기만 카메라에 담겼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왕후닝 상무위원, 딩쉐샹 중앙판공청 주임이 환영·환송했다고 강조한 베이징 역 장면은 CC-TV는 편집해 보도하지 않았다. 북한은 쑹타오 부장이 단둥(丹東) 역부터 영접, 환송했다고 전했으나 이 역시 중국은 보도하지 않았다.
대신 베이징호텔 부부 오찬 장면은 자세히 전했다. A동 18층 표기가 선명해 베이징호텔 18층의 베이징팅(北京廳·북경청)임이 확실했다. 양국 정상은 환담 후 지난해 방중 기념 사진집을 함께 본 뒤 자금성 각루(角樓)와 구룡벽(九龍壁) 장식이 놓인 원탁에서 오찬을 나눴다. 베이징호텔은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축하연이 열린 역사적 장소다. 베이징호텔은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의 지시로 정부 비서장이던 시중쉰(習仲勳)이 전국 유명 요리사와 이발사를 선발해 외국 정상을 위해 서비스했다고 전한다. 특히 50년대 김일성 수상은 베이징호텔의 백두산 콩 요리를 좋아해 북한군 요리사를 파견해 배워오게 했다는 일화도 전한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지난해 3월보다 간소해진 중국의 김정은 의전 #총리·부주석 빠지고 만찬 장면도 짧게 처리 #베이징호텔 18층 오찬 식탁엔 자금성 구룡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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