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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겨냥해 "양아치 짓" "두번 죽이는 꼴"이라고 하자 야당 "피꺼솟"

중앙일보

입력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신재민 전 사무관을 겨냥해 '양아치 짓'이라는 글을 공유하는 등 막말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 [연합뉴스·뉴스1]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 [연합뉴스·뉴스1]

손 의원은 5일 페이스북에 역사학자 전우용 씨의 글을 공유했다. 전 씨는 해당 글에서 "현직에 있는 사람이 해고될 각오하고 공익을 위해 자기 조직의 비리를 폭로하는 게 '공익제보'"라며 "이미 퇴직한 사람이 몇 달이나 지나서 자기 조직에 관한 헛소문을 퍼뜨리는 건 보통 '양아치 짓'이라고 한다. 말뜻만 제대로 알아도, '공익제보'와 '양아치 짓'을 분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손 의원은 이를 공유하면서 "전우용 선생님의 워딩은 언제나 그저 놀라울 뿐"이라며 "전 선생님을 모시고 악성 프레임 깨기 전문방송을 하고 싶다"고 썼다.

손 의원은 지난 2일 페이스북에 신 전 사무관의 폭로에 대해 “도박꾼의 베팅이 떠오른다. 나쁜 머리 쓰며 의인인 척 위장하고 순진한 표정으로 떠드는 솜씨가 가증스럽기 짝이 없다"고 썼다가 3일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 하지만 이튿날엔 삭제 이유에 대해 "본인이 한 행동을 책임질 만한 강단이 없는 사람이라 더 이상 거론할 필요를 느끼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에 자유한국당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6일 논평을 내고 “손 의원의 공익제보자에 대한 몰지각한 언행과 무자비한 매도는 결국 부메랑이 돼 자승자박하게 될 것이다. 도 넘은 인신공격을 중단하고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도 "시중에는 ‘피꺼솟('피가 거꾸로 솟는다'는 뜻의 은어) 분노’가 민주당의 대명사가 되고 있다. 민주당이 신 전 사무관의 건강을 걱정하는데, 이것이 진심이라면 패륜적 망언을 하고도 자중과 반성조차 모르는 손혜원 의원을 당장 징계해야 한다. 청문회 개최에도 즉각 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 [뉴스1]

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 [뉴스1]

김정현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오늘도 계속되는 신 전 사무관에 대한 여권의 비하에 눈살을 찌푸리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으며,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도 "손 의원의 인신공격을 중단시켜야 한다. 수수방관 하듯 그대로 둔다면 추락한 집권여당의 인권의식을 더욱 추락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신 전 사무관 폭로와 관련 야당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와 정무위원회 소집을 요구하고 있다. 정양석 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기재위에서는 적자 국채 발행 의혹을, 정무위에서는 청와대의 KT&G 사장 선임 개입 의혹 등을 다룰 전망이다. 야당과 여론의 비판이 거센 만큼 여당도 소집에 응하지 않는 것은 부담일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신 전 사무관을 두 번 죽이는 꼴"(홍익표 수석대변인)이라며 상임위 소집 요구를 일축하고 있다. 이에 이양수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이제 와서 민주당은 그를 위하는 척하며 이를 구실로 국회 상임위를 열지 못하겠다고 한다. 진정 그를 위하는 마음이 있다면 소관 상임위인 기재위와 정무위 개최에 협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도 "제기된 의혹을 해소하는 것이 국회 역할인 만큼 기재위 소집이 문제 될 것은 없다"고 말했다.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이 지난 2일 서울 역삼동에서 '적자 국채 발행 압력' 등에 대한 기자회견을 한 뒤 떠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이 지난 2일 서울 역삼동에서 '적자 국채 발행 압력' 등에 대한 기자회견을 한 뒤 떠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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