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KT&G 사장교체 시도와 적자 국채 발행 압력 등에 대해 유튜브를 통해 폭로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3일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문자를 남긴 뒤 사라졌다가 발견됐다. 현재 신 전 사무관은 서울 한 병원으로 옮겨져 몸 상태를 진단받고 있다. 신체적으로 큰 이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신 전 사무관은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모텔에서 낮 12시 40분쯤 발견됐다. 당시 현장을 목격한 김 모(28) 씨는“점심을 먹고 나왔는데 구급차 2대와 소방 버스, 경찰차 7대 이상이 우르르 골목으로 들어왔다”고 말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신 전 사무관의 신병 확보는 매우 신속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직장이 근처라고 밝힌 이 모(40) 씨는“점심 먹으러 나갈 때 보니까 구급차 큰 차가 2대 와있고 문을 막 열고 있었다. 점심 먹고 나오니 차가 아예 싹 없더라. 시간이 30분이 채 안 걸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인근 주민은 “소방차와 구급차가 함께 왔다가 소방차는 금방 먼저 갔다. 들것이 모텔로 들어가는 건 봤는데 나오는 건 못 봤다. 살아있다고 하니 정말 다행이다”고 말했다. 주변 상인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라 가까이에 있는 사람에게 “무슨 일 났냐”고 묻기도 했다.
신 전 사무관이 투숙한 것으로 알려진 모텔 관계자는 “직접 모텔에 들어오는 것은 못 봤지만 오전 2시 30분에 입실했다. 검은색 외투를 입고 들어왔다. 신고는 모텔 측에서 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안찬수 관악경찰서 형사과장은 “가족도 있고 본인 심리적인 부분도 있기 때문에 더 말씀드릴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심리적으로 불안해하는 사람을 자극할 수 있으니 발견 당시 상태도 공개할 수 없다. 하지만 건강상태는 양호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신 전 사무관의 안정을 위해 별도 브리핑은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태윤·김다영·이수정 기자 lee.tae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