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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씀' 구원투수 등장?…전운 감도는 알릴레오vs홍카콜라

중앙일보

입력

“우리는 자극적인 맛을 잘 못 내니까….”

더불어민주당의 당직자는 30일 최근 당의 유튜브 채널 ‘씀’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기대만큼 성적이 안 나오는 것에 대한 평가는 ‘자극적인 맛’을 내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만든 홍카콜라의 구독자가 15만명에 육박했는데 ‘씀’의 구독자 수는 30일 현재 약 2만4000명이다. 당의 홍보 관계자는 “우리가 문제를 제기하는 이슈들은 주로 진지하고 점잖다. 홍 전 대표처럼 자극적으로 욕을 하는 방송을 할 수는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민주당은 유튜브 채널의 이름에 ‘쓰다, 쓰이다’의 의미를 담았다. 나름대로 정형화된 틀을 깨고 젊고 역동적인 내용을 담기 위해 애쓰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의 ‘수다’ 영상, 최재성 의원이 래퍼 마미손을따라 한 영상 등은 화제가 됐다. 그러나 늘 화제가 되는 것은 보수 진영의 유튜브 공세였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의 ‘TV홍카콜라’가 대표적이다. 지난 18일 방송을 시작한 이후 15만명이 구독하고 있다. 한국당 소속 김문수 전 경기지사의 ‘김문수TV’(14만여명),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의 ‘이언주TV’(6만7000여명), 한국당 전희경 의원의 ‘전희경과 자유의 힘’(4만7000여명) 등도 씀을 압도하고 있다. 한국당 공식 유튜브 채널인 ‘오른소리’는 3만7000여 명이 구독하고 있다.

민주당 유튜브 채널 씀 캡처. 강병원 의원(왼쪽)과 정청래 전 의원이 방송 중이다.

민주당 유튜브 채널 씀 캡처. 강병원 의원(왼쪽)과 정청래 전 의원이 방송 중이다.

민주당 강병원 의원과 정청래 전 의원은 지난 24일 올린 ‘우린 이런 싸이다’라는 영상에서 홍준표 전 대표를 견제하기도 했다. 홍카콜라의 코카콜라에 대비되는 사이다로 치장을 하고 “시커먼 콜라보다 속 시원한 투명하고 톡 쏘는 사이다가 제맛!”이라는 광고 문구까지 달았다. 이 영상에서 정 전 의원은 “홍카콜라 겁낼 것 없다. 10만여 명 구독자는 늘 고정적인 태극기 부대다”고 말했다. 강 의원과 함께 “홍 전 대표가 다시 정치해서 다음 대선 후보가 되면 좋겠다. 그게 우리한테 좋다”는 주장도 했다.

민주당 의원들의 유튜브 채널도 세를 넓히고는 있다. 보수진영보다 조금 처져 있기는 하지만 박용진 의원의 ‘박용진 TV’(5만여명), 정청래 전 의원의 ‘정청래 TV 떴다’(4만6000여명)이 선전 중이지만, 구독자 수는 보수진영 유튜브에 미치지 못한다. 박 의원은 지난 26일 구독자 5만명 돌파 감사 인사 영상도 올렸다. 그는 “느리지만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유시민의 알릴레오 팟빵 홈페이지 캡처 화면.

유시민의 알릴레오 팟빵 홈페이지 캡처 화면.

우후죽순 늘어나는 ‘유튜브 정치판’이 새해 들어 가장 큰 관심을 갖는 채널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선포한 채널 ‘유시민의 알릴레오’다. 유 이사장은 팟캐스트 사이트 팟빵에 개설했는데 아직 방송이 올라오지 않았는데도 27일 개설 이후 구독자 수가 3만명을 돌파했다. 오는 2일 티저 영상과 프로그램 내용이 공개될 예정이다. 인터넷과 SNS에서는 알릴레오와 홍카콜라의 대결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기 방송인이자 작가인 유 이사장이 그동안의 진지했던 민주당 채널보다 ‘더 강력한’ 공세를 취할 것으로 전망하는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 채널과 상승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유튜브 채널 ‘TV홍카콜라’’ 일주일새 구독자 10만명을 돌파했다. [사진 TV홍카콜라 유튜브 채널]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유튜브 채널 ‘TV홍카콜라’’ 일주일새 구독자 10만명을 돌파했다. [사진 TV홍카콜라 유튜브 채널]

홍준표 전 대표는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요즘 TV홍카콜라를 통해 문재인 정권 비판을 하니 민주당에서 발끈해 하는 모습이 참 재미있다. 유시민 알릴레오를 통해 반격한다고 하니 더 흥미롭다”고 적었다. 그는 “자기들은 탄핵사유도 아닌 것을 침소봉대해서 탄핵하고 정권 탈취하고 징역 25년을 보내 놓고도 그 정도 비난, 비판을 못 견디는 것을 보노라면 일말의 양심도 없는 집단 같아 보인다. 그래서 좌파들은 뻔뻔하다는 것이다”고도 했다.
김승현 기자
s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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