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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보코드] 프랑스 깰 비책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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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14일(한국시간) 슈투트가르트에서 벌어진 독일 월드컵 G조 프랑스-스위스 경기에서 프랑스 주장 지네딘 지단(左)이 수비수 릴리앙 튀랑과 말다툼을 하고 있다. 지단은 "수비수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라"고 주문했으나 튀랑이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슈투트가르트 AP=연합뉴스]

"스위스보다 프랑스를 잡는 게 더 쉬울 수 있다."

독일 월드컵 조별리그 G조에서 한국이 상대할 프랑스와 스위스가 14일(한국시간) 0-0으로 비겼다. 이 경기를 지켜본 축구 전문가들은 프랑스와의 2차전(19일 오전 4시.라이프치히)에 승부수를 던지는 게 낫다고 진단한다. 프랑스가 스위스와의 경기에서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딕 아드보카트 한국대표팀 감독도 프랑스팀에서 '모래알 조직력'을 발견했다.

▶프랑스는 구심점 없는 외인부대

프랑스는 스위스와의 경기에서 후반전 도중 지네딘 지단이 수비수인 릴리앙 튀랑.윌리암 갈라스와 수비 위치를 놓고 심한 말다툼을 했다. 지단은 여전히 프랑스 전력의 핵이지만 이미 구심점은 아니었다.

프랑스 대표팀은 '외인 부대' 성격이다. 23명 중 16명이 프랑스령이나 아프리카 이민자 출신이거나 이민 2세로 대부분의 선수가 프랑스 국가를 부르지도 못한다. 지단은 알제리 출신 이민 2세다. 티에리 앙리와 튀랑은 프랑스 해외령인 카리브해 연안 과달루페 출신이고, 클로드 마켈렐레와 파트리크 비에라는 아프리카의 콩고민주공화국과 세네갈에서 태어났다.

프랑스 대표팀에 유색인종 선수가 많은 것은 전력 강화차원에서 이뤄진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프랑스 대표팀은 미셸 플라티니가 활약하던 19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순수 프랑스 선수들이 주축을 이뤘다. 그러나 점차 전력이 떨어지면서 해외 프랑스령이나 아프리카 이민자 중 실력이 뛰어난 유망주를 발굴해 대표팀을 구성한 것이다.

98년 프랑스 월드컵 때는 극우성향의 프랑스인들이 "'순수' 프랑스인이 거의 없는데 이게 무슨 프랑스 대표팀이냐"고 비난하기도 했다. 당시에는 지단을 중심으로 잘 뭉쳐 우승까지 차지했지만 지금은 지단의 노쇠와 함께 그때의 조직력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도메네크 감독의 선수 장악력도 약하다.

▶아드보의 비책은?

36세의 지단은 예전처럼 활발하게 경기장을 누비지 못한다. 그 부담을 동료가 떠안아야 한다. 스트라이커인 앙리와 지단의 호흡도 잘 맞지 않는다. 하재훈 축구협회 기술위원은 "지단에 전담 마크맨을 붙이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체력도 떨어지고 조직력도 약해진 프랑스. 아드보카트 감독의 눈은 '체력'에 맞춰져 있다. 한국 선수들의 체력은 프랑스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 경기 초반부터 미드필드에서 압박을 한다면 체력이 떨어지는 후반전에 기회가 올 것이다.

파리=박경덕 특파원, 프랑크푸르트=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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