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사과 미흡…분노와 경멸 느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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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공화 타협여지 남겨둔 인상>
○…공화당은 동해시 후보 매수사퇴 사건에 대해 민주당이 깊은 사과만 하면 그것으로 사태를 매듭짓고 3김 총재회담 등에 적극 나설 예정이었으나 민주당 측의 기자 회견이 공화당을 끌고 들어가자 김영삼 총재의 고소를 검토하는 등 초 강경 자세.
14일까지만 해도『기본적으로 야3당 공조없이는 아무 일도 이루어낼 수 없지 않느냐』 는 말을 했던 김용채 총무는 15일엔 『분노와 함께 경멸을 느낀다』고 분개.
김문원 대변인은 이날『온 세상 벙어리가 말문을 터서 말을 한다해도 김영삼 총재를 비롯한 민주당만은 할말이 없을 것』이라고 평가.
김종필 총재는 회의 중 언성을 높여가며 분노를 표시했으나 공식적으로는 자신의 논평을 일체 발표하지 않도록 지시해 민주당과 타협의 여지를 남겨두는 듯한 인상.

<"민주 수습 노력 양해">
○…야권의 자중지난 속에 동해에서 압승을 거둔 민정당은 이를 재빨리「중평승리」로 부풀리면서 정치적 선전에 기세.
박준규 대표는 3개월이나 끌던 중간 평가가 드디어 끝났다고 했는데 민정당이 언제부터 이번 선거를 중평이라고 했느냐는 질문엔『민주당에서 그러지 않았느냐』고만 대답.
선거 총책으로서 현장을 진두 지휘했던 이종찬 사무총장은 홀가분한 표정으로『비록 1석이지만 안정을 희구하는 유권자들의 의사가 확인된 것』이라고 평가.
대야 접촉 창구인 김윤환 총무는 야당 측이 지나치게 자극 받을까 우려했는데『민주당의 사태수습 노력에 각 당이 양해해야 한다』며 분위기 진정을 시도.

<최하위 기록하자 변명>
○…김대중 평민당 총재는 동해시 재선거에서 평민당 후보가 최하위를 기록하자 기자간담회에서 선거보다는 민주당의 후보 매수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 지에 관심을 집중.
평민당 당직자들은 하루 전만 해도『김 총재의 성공적인 유세로 불모지 강원도에 김 총재와 평민당의 새 이미지를 심어 당선까지도 자신한다』고 큰소리 친 것이 쑥스러운 듯 무소속후보 득표의 절반 밖에 못 미친데 대해『당의 인기는 상승 추세였으나 개인 득표로 연결 못 시켜 패배했다』고 변명.
한편 김 총재는 동해시 재선거의 매수 파동과 관련,『민주당이 그 정도 했으면 성의를 표시했다』『김종필 공화당 총재도 대인답게 풀어줄 것』이라고 밝혀 야3당 공조체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여소야대 정국에서「3김의 공동 운명체 성격」을 촌탁케 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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