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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공항 '드론 사태' 일단락···이스라엘 드론 돔이 해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드론 난입 사태'로 운항에 차질을 빚은 영국 개트윅 공항에서 21일 수속을 기다리는 승객들. [EPA=연합뉴스]

'드론 난입 사태'로 운항에 차질을 빚은 영국 개트윅 공항에서 21일 수속을 기다리는 승객들. [EPA=연합뉴스]

 지난 19일(현지시간) 밤부터 사흘간 영국 개트윅 공항 마비를 부른 ‘드론(소형 무인비행물체) 난입’ 사태가 일단락됐다. 영국 경찰이 21일 용의자로 남성 1명(47세)과 여성 1명(54세)을 긴급 체포하면서다. 이에 따라 이튿날부터 승객들의 정상적인 공항 이용과 항공기 이착륙이 재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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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서식스 경찰은 전날 남녀 용의자를 검거하고 '범죄적 드론 사용(criminal use of drones)'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이들은 공항 인근 소도시인 크롤리 거주자들로 알려졌다. 앞서 경찰은 이번 드론 난입이 “고의적 행위”라고 추정하면서도 테러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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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허가받은 항공기 외 비행물체 접근이 금지된 개트윅공항 활주로에 정체불명의 드론 여러 대를 띄운 혐의를 받고 있다. 문제의 드론은 19일 오후 9시쯤 처음 목격돼 40회 이상 비행이 감지됐다. 이로 인해 21일까지 1000여대의 항공편이 무더기 결항되고 크리스마스 연휴를 즐기려던 14만명이 여행 일정에 차질을 빚었다.

사태가 발발하자 영국 당국은 공항 일대에 군 병력을 배치해 보안을 강화했다. 특히 이들 드론의 행방을 추적하고 조종사와의 교신을 교란하는 데 이스라엘제 드론 돔(Drone Dome)이 기여했다고 영국 및 이스라엘 언론들이 보도했다.

드론(소형 무인비행물체) 위협을 차단하고 운항을 교란하는 방어체제인 드론 돔(Drone Dome) 이미지. [사진 예루살렘포스트 캡처]

드론(소형 무인비행물체) 위협을 차단하고 운항을 교란하는 방어체제인 드론 돔(Drone Dome) 이미지. [사진 예루살렘포스트 캡처]

드론 돔은 소형 무인기를 탐지하고 무력화하는 체계로, 역시 이스라엘이 개발한 미사일 방어체제 ‘아이언 돔’(Iron Dome)과 비슷한 원리다. 이스라엘이 2011년 실전 배치한 아이언 돔은 영토를 돔(dome, 둥근 지붕) 형태의 방공망으로 둘러싸서 단거리 로켓과 포탄을 차단, 요격하는 시스템이다.

아이언 돔 제작사인 라파엘(Rafael)사가 개발한 드론 돔은 레이더로 신호를 수신하고 자체 전자광학 장비를 이용해 드론을 추적하는 한편 조종사와 연결되는 위성항법장치(GPS)를 차단한다. 최신형 드론 돔은 50kW의 출력으로 2.5㎞ 거리에 있는 드론을 몇 초 만에 파괴하는 레이저 발사장비(라이트 빔, Lite Beam)도 탑재했다.

영국은 지난 8월 라파엘사로부터 드론 돔 6대를 총 2000만 달러(약 225억원)에 구매한 첫 외국 국가라고 예루살렘포스트가 21일 전했다. 다만 영국이 구매한 제품엔 라이트 빔은 탑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20일(현지시간) 항공편 무더기 결항이 안내되고 있는 영국 개트윅 공항 전광판. [AP=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항공편 무더기 결항이 안내되고 있는 영국 개트윅 공항 전광판. [AP=연합뉴스]

 항공안전전문가들에 따르면 항공기가 드론과 충돌할 경우 충격으로 날개 등이 파손되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 영국 법은 지난 7월 30일부터 드론이 400피트(약 120m) 이상 상공을 비행하거나 공항 경계지점 1㎞ 이내 접근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개트윅 공항은 22일 승객 약 12만5000명을 수송하는 757편의 항공편 운항을 재개했다. 런던에서 남쪽으로 50㎞ 떨어진 개트윅 공항은 히스로 국제공항에 이은 영국 제2 공항으로 이용객 수로는 유럽에서 여덟 번째 규모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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