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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송길영의 빅 데이터, 세상을 읽다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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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송길영 Mind Miner

송길영 Mind Miner

한 해가 어느덧 저물어갑니다. 하루의 모습은 어제와 오늘이 그리 다르지 않기에 매일의 일상은 데자뷔와 같습니다. 어느덧 훌쩍 자란 아이의 키와 모르는 사이 늘어난 내 눈가의 주름으로 화들짝 세월을 느끼고 흠칫 놀랍니다.

모든 것은 변합니다.

저녁이 있는 삶이 축복처럼 다가오고 술을 권하지 않는 모임이 늘어납니다. 가사를 나누는 가족의 배려가 늘어나고 일하는 것만큼이나 쉬는 것도 중시하게 되었습니다. 땅을 바탕으로 하던 이들이 어디든 다니며 유목민의 패턴으로 일하는 것, 큰맘을 먹고 며칠 놀러 가던 제주도에서 한참을 살아보는 것처럼 사회는 조금씩 꾸준히 변하고 있습니다.

일어날 일은, 일어납니다.

세상이 연결되며 우리가 사는 행성이 하나의 마을처럼 소통하고 인공의 지능이 반복적인 일을 줄여줍니다. 미혼을 넘어 비혼이, 저출산을 넘어 비출산이라는 단어가 나타나듯 현인의 통찰에서 예고된 변화가 실제로 생활 속 체감됩니다. 그들의 혜안에 다시금 감탄하지만 어느덧 몸에 익은 습관과 굳은 생각은 바뀐 세상에 적응하기 쉽지 않음의 원인이 됩니다. “이렇게 사는 것이야”라며 전해지던 요령이 무력하게 느껴지며 후배에게 조언 하나 하기도 조심스러워지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다시 새해가 밝아옵니다.

달력을 뜯으며 다이어트와 금연이라는 각오를 써 붙이기보다 내 삶의 방향을 다시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관성이 힘을 잃는 순간 올해를 연장한 내년은 무의미한 선택이 되고 맙니다. 그보다 우리 사회의 변화를 가늠해보고 그 위에 내 미래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큰 포석의 착점을 고민해 보는 것이 유효할 것입니다.

미래는 지금도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선호는 자원의 할당을 결정하며, 지능이 모여 군집을 이룬 모둠에서 각자의 궁리가 모이면 변화가 만들어집니다. 그 변화의 이해를 누군가는 육감이라 말하며 누군가는 예측이라 말합니다. 이 이해를 따르는 삶을 누군가는 순리라 부르고 누군가는 적응이라 부릅니다.

지능화와 연결로, 과학과 기술의 발전으로 변화의 삶이 숙명이 된 지금의 우리들은 현인의 통찰을 감탄만 하기보다 그 통찰을 나의 삶에 넣어야 할 듯합니다. 급급히 살기보다 차근히 준비하는 삶으로의 변화는 그 목표의 거리를 늘리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일어날 일은, 일어납니다.

그러하기에 오늘부터 준비합니다.

송길영 Mind Miner